‘분양가 상한제 폐지’법 4월국회 처리 “물 건너 갔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주된 내용인 주택법 개정안의 4월 국회처리가 무산됐다. 여야가 오는 12일부터 세 차례 열리는 국회 국토해양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이 개정안을 다루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7일 국회 국토해양위에 따르면 주택법 개정안은 현재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돼 있다. 여야 간사단은 법안소위를 오는 12, 18, 20일 세 번 열기로 합의했지만 개정안은 심사 안건에서 제외됐다.
　
　국토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인 민주당 최규성 의원은 이날 “분양가 상한제 폐지안은 이번국회에서 다루지 않기로 했다”며 “재보선 일정 등으로 휴회기간이 긴 만큼 쟁점법안은 배제하고 여야간 협의된 사안만 심사 후 처리키로 여당과 협의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최구식 의원측도 “개정안이 당정협의를 통해 추진된 사안이지만 아직 당론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다”며 “심사안건으로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강행처리 가능성도 닫혔다. 한나라당 소속 송광호 국토위원장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아직 국민적 정서가 아니라고 본다”며 “여야의 합의가 필요한 만큼 4월 국회를 넘길 수밖에 없고 강행처리할 사안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번에도 국회 문턱을 못 넘은 이 개정안은 지난 2009년 2월 한나라당 장관근 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민간 주택의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심사소위에서만 4차례 논의됐지만 민주당 등 야당의 반발로 국토위에서 처리되지 않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찬성하는 한나라당은 분양가 상한제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진섭 의원은 “상한제가 폐지되면 건설업체들이 주택사업을 늘려 도심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기를 띨 것”이라며 “그러면 주택 공급도 늘어나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상한제를 폐지하면 분양가가 오를 게 뻔하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현재도 미분양이 속출하는데 이 마당에 분양가를 더 올리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상한제 폐지안을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하면 국민들은 우리를 '부자정당'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속도조절론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