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기름값 ‘100원 내린’ 정유사, 팔면 손해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4-10 1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기름값을 100원 내린 정유사가 기름을 팔수록 손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그럴까?

10일 한 정유사 관계자는 “앞으로 가격할인을 하는 3개월 동안은 기름을 팔수록 오히려 손해”라고 밝혔다. 리터당 100원을 인하함으로써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미 정유 4사는 이번 기름값 인하로 향후 3개월 동안 총 1억여 원에 달하는 기회손실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기름을 팔 때마다 적자가 난다면 손해는 더욱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하지만 석유제품은 연산품이라 정확한 원가 측정이 어려운 만큼 적자가 난다는 것도 단정지을 수 없다.

한 석유업계 전문가는 “정유사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세금과 가공비용 등을 감안하면 휘발유는 팔면 손해이고, 경유는 적자는 아닌데 이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특히 “휘발유는 리터당 약 30~40원 정도의 적자가 날 것”이라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내놨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치다. 또다른 전문가는 “원가를 정확히 알기 힘들다”며 “기존 이익보다 줄어드는 것은 확실하지만 손익분기점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보다 분명한 사실은 석유제품의 영업이익이 손익분기점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유사간 이해관계가 미묘하게 엇갈린다.

정유사는 기름값 할인방식에서 3대 1로 갈렸다. SK에너지는 제휴카드에 100원을 적립해주고 다른 정유사들은 공급가격에서 100원을 인하키로 한 것이다. 이러한 가격인하 방식에 따라 유불리가 존재한다.

기름값을 내려도 대신에 구매수요가 늘어난다면 박리다매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판매량을 예측해보면 SK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제휴카드 할인 대상에서 제외되는 대리점이나 무폴(비정유사 계열)주유소, 외상거래처 등의 수요가 다른 정유사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가격표시판에 나타나는 가격차이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눈에 보이는 가격을 우선시 해 적립보다 당장 할인된 가격을 선호한다”며 또한 “모든 소비자가 할인내용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가격표시판에서 100원이나 비싸면 손님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분석대로 팔수록 손해가 난다면 SK에너지가 오히려 이득이다. 이 경우 다른 정유사들은 손해가 늘겠지만 이는 동시에 소비자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