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KAIST 학생 자살…‘서남표식 개혁’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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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0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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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이 올해 들어 4명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8일 이들의 자살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서남표식 개혁’의 계속 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06년 취임한 서남표(75) 총장은 교수와 학생 사회에 일대 개혁의 회오리를 몰고 왔다.

‘철밥통’ 정년을 보장했던 교수들의 테뉴어 제도를 손봤고, 전액 면제되던 학생들의 학비 제도를 뜯어고쳐 ‘징벌적 수업료’ 제도를 마련했으며, 모든 과목을 100% 영어로 강의하도록 조치했다.

일련의 개혁으로 KAIST는 영국 ‘더 타임스(The Times)’와 대학평가기관 QS가 2009년 10월 발표한 세계대학평가에서 공학·정보기술(IT) 분야 세계 21위라는 국내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종합평가 순위에서는 2008년 종합 95위에서 2009년 26단계를 올라선 69위를 차지해 미국의 명문대학들인 조지아공대(86위), 퍼듀대(87위), 텍사스대학(76위) 등을 비롯해 스웨덴 웁살라대(75위), 네덜란드 델프트공대(83위), 싱가포르 난양공대(73위), 독일 뮌헨대(98위)를 앞서기도 했다.

서 총장은 KAIST의 위상을 한단계 끌어올려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동의없이 지나치게 급격한 개혁을 추진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지난 1월 전문계고 출신인 ‘로봇 영재’ 조모(19)군을 시작으로 지난 7일 과학영재학교 출신의 휴학생인 박모(19)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4명의 인재가 잇따라 소중한 생명을 던진 것도 서 총장의 개혁 피로감 때문으로 원인을 돌리는 시각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서 총장은 지난 7일 박 군의 비보를 접한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성적 미만 학생에게 차등 부과해오던 수업료를 8학기 동안은 면제해줄 계획을 밝히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은 ‘전과목 100% 영어 수업’폐지와 함께 차등등록금을 적용하되 수준 조절, 재수강 개수제한 폐지, 엄격한 부·복수 전공 신청 및 유예기간 제공, 전 과목 영어강의 폐지,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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