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후 외자銀신용하락 고객감소
중국인들 믿을건 중국 토착은행들뿐
(베이징= 이화정 통신원) 중국시장에서 외자은행들의 영업입지와 생존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 금융 인사들은 중국당국이 외자은행들에 대해 신규 점포망 설립을 제한하고 있는데다 외자은행들이 기득권면에서 중국 로컬 은행들에 뒤지기 때문에 고객 감소와 함께 영업력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 은행 RBS가 지난 2007년 중국은행과 합작해 외자은행의 국내 개인업무를 시작한 것을 비롯해 시티은행, HSBC, 스탠다드차터드은행(Standard Chartered Bank) 등이 줄줄이 개인업무에 가세했으나 영업결과는 시원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외자은행들은 금융위기를 맞아 신용도가 급격히 하락한데다 불안감을 느낀 중국 개인 고객들이 눈을 돌리면서 네덜란드은행 등 몇몇 외자은행은 아예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중국 현지 시장에서 일정한 영업 경쟁력과 함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외자은행은 시티은행, HSBC, 스탠다드차터드 은행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자은행들이 이처럼 죽을 쑤고 있는 반면 중국 로컬은행들은 도약의 전기를 잡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금융위기 후, 중국 고소득층의 70%가 외자은행 거래를 꺼리거나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이 외자은행에서 계좌를 중국 국내은행으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자은행들이 고객관리 보다 단기적인 이익을 우선시해 금융 상품 판매 업무에만 주력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같은 외자은행이라도 다양한 파생상품과 거대 자금, 탄탄한 자금관리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은행의 경우 단점을 잘 보완한다면 중국시장에서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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