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종식 천연구소 대표이자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2일 배양법에 따른 총 균수를 분석한 결과 교복과 발 매트, 베개 등 섬유제품에서 휴대폰과 화장실 변기 등 비섬유제품보다 90배 이상의 많은 세균이 검출 됐다고 밝혔다.
휴대폰과 변기 등 섬유로 구성되지 않는 제품에서는 평균 5.4 CFU/cm2의 세균이 검출된 반면 인형, 유모차, 가방, 신발 등 섬유가 함유된 제품에서는 31배 많은 평균 170 CFU/cm2 이상이 검출됐다.
섬유로만 구성된 교복, 발매트, 베개 등은 평균 520 CFU/cm2 이상이 검출돼 비섬유에 비해 96배 많은 세균이 검출 나왔다.
특히 교복에서는 755 CFU/cm2가 검출돼 휴대폰과 변기 5.4 CFU/cm2보다 130배 이상 많은 세균이 나왔다.
CFU는 Colony Forming Unit의 약자로 세균을 검출할 때 배양되는 세균의 수를 측정하는 단위다. 1 CFU는 세균 1 마리를 의미한다.
또한 메타게놈 방법에 의한 미생물 군집 분석결과 프로테오-박테리아와 감마-프로테오-박테리아 등 기존 배양법에서는 검출되지 않던 평균 30종 이상의 기회감염성 세균이 발견됐다.
기회감염성 세균이란 정상인에게는 질병을 일으키지 않지만 환자나 노약자, 유아 등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진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미생물을 말한다.
신발, 교복, 베개 등에서는 균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 포도상구균의 일종인 스태필로코커스 와르네리가 베개와 가방, 휴대폰, 유모차에서는 여드름을 유발시킬 수 있는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에크니가 각각 검출됐다.
분변 오염을 나타내는 대장균의 경우 섬유에서는 검출되지 않았고 휴대폰과 변기에서만 나왔다.
천 교수는 “이번 조사 의의는 국내에서 최초로 섬유류에 존재하는 세균의 분포를 배양을 통하지 않은 메타게놈 방법을 통해 밝혔다는 점”이라며 “특히 새롭게 섬유류에서 발견된 기회 감염균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에는 교복, 발매트, 베개 등 섬유제품 3가지, 섬유와 비섬유가 섞인 인형, 유모차, 가방, 신발 깔창 등 준섬유 제품 4가지, 휴대폰과 변기 등 비섬유 제품 2가지 등 총 9가지 물품을 대상으로 수행됐다.
시료 채취는 서울, 경기 지역에서 품목마다 10가지 샘플을 수집해 총 90개의 시료에 대해 실시했다.
세균의 검출은 기존에 널리 사용되는 배양법에 따른 총균수 조사와 함께 배양을 하지 않고 DNA 분석을 통해 시료에 존재하는 세균을 검출하는 메타게놈 분석법이 적용됐다.
메타게놈 분석에는 로슈사의 파이로 시퀀싱 장비와 천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생물정보 분석 기술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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