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갑' 조선소'을'?…이젠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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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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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전세가 역전됐다. 철강업체들은 후판 공급이 부족했던 시절 조선소를 상대로 ‘갑’의 위치를 누렸다. 하지만 신조선 발주 급감에 따른 수요 감소로 철강업체들의 절대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국내 대형 조선소에 발주 물량이 몰리고 있어, 생산시설을 늘린 철강업체들은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나서야 하는 처지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의 2010년 매출액 기준 현대중공업그룹(현대미포조선, 삼호중공업 포함) 3.2%, 대우조선해양 1.3%, 삼성중공업 1.3% 등 국내 대형 조선업체의 비중은 5.8%이다.

반면 2009년 매출액 기준으로 현대중공업그룹 4.6%, 대우조선 2.0%, 삼성중공업 1.5%, STX조선 1.0% 등 국내 대형조선업체들의 비중은 9.1%였다. 포스코 전체 매출액 중 대형 조선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년대비 3.3% 포인트 감소한 것.

동국제강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대우조선해양(6.80%,), 현대중공업(6.52%), STX조선해양(6.05%)이 차지하는 비중은 19.37%였지만, 2009년에는 이들 조선소들의 비중이 21.14%였다. 1.77% 포인트가 줄었다.

주요 철강업체들의 매출 가운데 비중이 줄어든 이유는 무엇보다 신조선 발주가 급감에 따른 후판 수요 감소를 꼽을 수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조선 발주량은 3380만CGT(표준화물선환산t수)로 호황기(‘06~’08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수요가 줄어든 반면 생산 시설은 비약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국내 후판 총 수요량은 1250만t 정도였지만, 국내 업체들이 생산시설을 늘리면서 올해 연간 후판생산량은 총 132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셈이다.

여기에 대형 조선소들이 값싼 중국산 후판 사용을 늘리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현재 중국산 후판은 국내 제춤과 t당 200달러 차이를 보이고 있다. 후판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조선업체의 수익성 감소는 1.5%에 달하는 만큼, 중국산 후판 사용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때문에 철강업체와 조선소의 후판 가격협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가격이 최고점 대비 60%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원가절감이 필요한 상황에서 포스코 등 철강업체들의 가격 인상요구를 그대로 받아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외국 업체들과 달리 뚜렷한 수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철강업체들이 조선업체들에게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실제는 한국은 올해 1분기 신규 수주에서 중국을 따돌리고 1년 만에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28.8% 증가한 329만8582CGT를 수주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21.6% 줄어든 195만1146cgt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1분기 수주 점유율에서도 국내 조선사들은 52.46%를 기록, 31.03%의 중국을 크게 따돌렸다.

특히 최근 고유가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드릴십, 해양플랜트, LNG선을 국내 대형 조선소들이 대부분 수주하고 있어 장기적인 전망도 밝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후판 공급이 부족할 시절에는 조선소들이 서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철강업체들의 자주 찾았지만 요즘은 상황이 역전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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