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찰과 서울의 A고교에 따르면 A고교 2학년과 3학년 축구부원 12명이 지난 4일 숙소를 무단 이탈했다. 학교측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이탈한 학생과 부모, 코치 등을 불러 무단 이탈 경위와 감독 교사의 가혹 행위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충남 천안 등지의 PC방과 찜질방 등을 전전하다 이틀 만에 집과 숙소 등으로 모두 자진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하위권으로 본 다른 학교와의 경기에서 진 뒤 감독 교사 등이 주말 휴가를 반납시킨채 훈련을 계속하자 숙소를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무단 이탈한 한 축구부원은 경찰 조사에서 “지방에 집이 있는 부원들은 집에 가고 싶어도 경기 성적 부진을 이유로 주말에도 고된 훈련을 받게 되자 반발심에서 숙소를 벗어났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축구부원은 “성적이 안 좋고 경기에서 자주 진다는 이유로 거의 매일 뺨을 맞다시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측과 일부 학부모는 “문제가 불거지면 대학 진학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걱정하며 극도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학교의 한 학부모는 “가혹 행위나 구타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잘못할 때 감독이 ‘군밤’ 정도로 때린 적이 있지만 구타한 사실은 없다”며 “이번 사건으로 감독에게 직·간접적인 체벌을 하지 말고 경쟁을 통한 훈련으로 대체하라고 당부했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축구부원들이 학교로 돌아간 상황에서 이탈 부분에 대한 수사는 종료됐다. 하지만 구타가 있었는지는 조사를 해 봐야 안다”고 말했다.
A고교 축구부는 수년간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국가대표도 여러 명 배출하면서 고교 축구계의 명문으로 통하고 있다.
/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