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국내 대기업들이 태양광 수직계열화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삼성과 한화가 폴리실리콘 신규 투자에 나선데 이어 웅진도 대규모 투자 증설 계획을 밝혀, 태양광 선두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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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13일 상주공장 준공식에서 태양광 사업에 대한 비전을 밝혔다. |
백수택 웅진폴리실리콘 사장은 "2013년에 1만 7000t, 2015년에는 4만t으로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확대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오명 웅진에너지·폴리실리콘 회장 역시 "웅진의 자회사인 웅진에너지는 잉곳과 웨이퍼를 만드는 세계적인 회사로 자리잡았다"며 "협력회사인 미국의 선파워도 그 분야에서 앞선 기업으로, 웅진폴리실리콘·웅진에너지·선파워를 연결시켜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폴리실리콘 투자는 태양광 수직계열화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최근 대기업들의 연이은 투자가 이어지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연초 삼성이 미국 MEMC와 합작투자를 통해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확정한데 이어 한화도 한화케미칼을 통해 폴리실리콘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진출한 기업과 진출을 검토 중인 대기업들 사이에서 태양광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백수택 사장은 "폴리실리콘 공급과잉 우려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2013년이 되면 OCI, 바커 등에서도 (폴리실리콘)신규 물량이 5∼7만톤 정도 쏟아질텐데 매우 큰 물량이지만 매년 (태양광 시장이)20%만 성장한다고 해도, 그 물량을 충분히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9-9 이상 프리미엄급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열 손가락 안에 꼽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LG화학과 SK케미칼 등은 신규 투자와 관련해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최근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옛날에 보던 것처럼 장밋빛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폴리실리콘의 관건을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백수택 사장은 "세계 태양광 시장은 빅3가 이끌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규모면에서 그들을 따라가기보다는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추월할 수 있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계획대로 R&D를 진행한다면 2013년에는 글로벌 플레이어로 손색없이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뜻이다.
한화케미칼 역시 복안을 내놓았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자체 연구보다는 기술제휴나 기술도입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폴리실리콘 제조 공정이 석유화학과 매우 유사해 석유화학 공장 운영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한편 삼성과 한화, 웅진 등의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는 잠재적인 후발주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태양광 전문가는 "투자를 할 것이라면 빨리 결정을 내려 더 이상의 신규 진입을 견제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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