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언제나 이뤄질까?

  • 정부, 국제유가 배럴당 130 달러 넘으면 검토<br/>시민단체, 가계부담 해소위해 신속한 인하 절실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정유 4사의 가격인하로 잠시 주춤하던 주유소의 휘발유값이 13일 다시 오르자 유류세 인하 외에는 뛰는 기름값을 잡을 방법이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에 달하기 전까지는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기름값 안정의지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가가 더 올라가서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30달러 이상 올라가면 정부에서 유류세 인하 등을 검토하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지난 12일 홀로 출석한 국회 본회의에서의 답변을 반복한 것.

최근 정유 4사가 휘발유와 경유값을 ℓ당 100원 내리면서 179일 만에 떨어진 전국 주유소 휘발유값도 엿새 만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12일 현재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ℓ당 1.48원 오른 1945.13원을 기록했다. 경유 평균가격도 지난 6일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다 12일 다시 상승세로 전환돼 전날보다 ℓ당 3.53원 오른 1784.61원을 기록했다. 국내 석유가격이 국제유가 흐름과 연동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수입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 현물유 가격이 지난달 31일 배럴당 80센트 오른 108.72달러 기록한 이후 9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12일 현재 116.22달러에 달하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유가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발표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월간보고서는 올해 전 세계 석유수요량이 하루 8794만배럴로 예상했다. 직전 전망치 8774만 배럴보다 20만 배럴 가량 높여 유가하락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유류세 적정 인하 시기를 놓칠 경우 인플레 기대심리를 자극해 물가안정기조에 찬물을 끼얹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실제 정부는 지난 2008년 정부가 10%의 유류세 인하 카드를 썼을 때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까지 오르면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연초 물가로 고통을 겪고 있는 서민생활은 그만큼 팍팍해 질 수 있다는 지적을 모를리 없는 정부가 당시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유류세를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에너지 시민단체는 최 장관이 이날 강연에서 "혼합유 판매 허용을 검토한다"고 했지만 이는 중장기 과제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정부가 기름값 인상을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보경 소비자시민모임 이사는 “정부는 휘발유값의 50%를 차지하는 세금이 다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기름값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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