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1분기에 1300억원을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측된다. 휴대폰 부문은 적자폭을 크게 개선했다. TV 역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TV 부문에서는 새롭게 선보인 FPR 방식의 ‘시네마 3D TV’가 호응을 얻고 있다. 종합가전매장 판매집계에서는 경쟁사를 넘어섰다는 소식도 들린다. LG TV의 이같은 선전은 무엇보다도 가격 경쟁력이다. 경쟁사 제품과 가격이 50만~100만원 상당 저렴하다.
하지만 이같은 가격경쟁력을 갖추기까지 LG그룹 내 전자계열사들의 희생이 따랐다. LG디스플레이의 한 임원은 “올해 들어 LG전자가 가뜩이나 바닥인 LCD 납품가격을 크게 후려치고 있다”며 “예년에는 경쟁사 대비 계열사 납품가격이 합리적이었는데 올해에는 경쟁사보다 더 가혹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2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3870억원 적자보다는 개선됐다. 하지만 전분기에 유럽집행위원회(EC)의 담합 과징금이 일부 반영됐다. 실질적으로는 적자폭이 더 커졌다.
모바일 기기에서 IPS패널이 호응을 얻고 모니터 등도 견조했다. 하지만 대형패널에서의 적자를 지탱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시무식에서 “2011년을 수익성 ‘넘버원’ 디스플레이 기업의 원년으로 삼겠다”던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의 일성이 무색해졌다. 그간 권 사장은 “매출액보다는 수익성이 중요하다”며 경쟁사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강조해왔다.
LCD패널 가격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 LG전자에 힘을 싣기 위해 납품단가를 낮추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OLED 등 경쟁사에 뒤진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도 나서야 하지만 2분기 실적 역시 자신할 수 없다.
LED 등 전자부품을 담당하는 LG이노텍도 2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 부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 격인 삼성전기가 1분기에 1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측되면서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크다.
이와 관련 LG의 한 인사는 “LG는 계열사 사이의 거래 역시 합리적이고 공정한 수순을 밟고 있다”며 “완성제품을 담당하고 있는 LG전자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 장기적으로 전체 전자계열사들이 함께 동반성장하는 선순환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