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시위 발생하면 김정일부자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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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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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북한에서 이집트와 같은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면 기득권층이 김정일 부자를 제거하는 대신 자신들의 권력은 유지하는 '꼬리자르기' 수법이 동원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15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주최로 강원도 양양 솔비치호텔에서 열린 토론회 발제문을 통해 “권력세습 과정에서 엘리트층 분열이 원인이 된 이집트 혁명모델과 같은 권력세습 과정을 겪고 있는 북한도 유사한 길 걸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이집트 사태는 권력세습을 둘러싼 집권 내부갈등이 결정적 동인이 되었다. 무바라크의 권력세습 시도에 반대하고 있던 군부는 마침 대중시위가 발생하자 이를 방치하거나 부추기면서, 무바라크 사임과 권력세습 포기를 획득하는 데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집트는 경제에 깊숙이 개입해있던 군부가 정치적 기득권과 함께 경제적 특권을 유지하고자 했지만, 무바라크 아들 가말이 민간인 경제엘리트를 기반으로 이집트 경제의 민영화와 개방을 추진하면서 상호 이익충돌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이집트는 권력세습 과정에서 군부가 민간군중 시위 발생을 활용하여 사실상의 쿠데타를 통해 무바라크와 그 아들의 강제 하야를 유발했다.

이는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이 친위세력을 육성하려면 기존세력에 속하는 인물을 숙청해 빈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과 관련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이 새로운 돈줄을 마련하자면 어느 세력이 이미 차지하고 있는 이권을 뺏어오거나, 독자적으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장성택, 최용해 등은 선군시기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세력으로 볼 수 있으며, 장성택은 2008년 난립한 군부 무역회사들을 정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화폐개혁도 일정하게 북한 경제계에서의 세력개편을 염두에 두고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김정은이 등장한 이후 김일철, 오극렬, 조명록, 김영춘, 이제강 같은 ‘선군시대’의 기득권 세력 일부가 몰락했으며, 새로운 젊은 세대를 주력간부로 등장시키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북한의 경우 이집트와 같은 동요가 발생하면 절대 지도자인 김정일과 김정은이 원성의 핵심목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기득권 세력은 김정일과 김정은만을 제거함으로써 기득권 세력 전반은 살아남는 꼬리자르기 수법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군대가 사병화돼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집트나 튀지지 처럼 민간 시위가 확대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박 연구위원은 "북한에서의 민간시위는 정권의 우세한 무력으로 초기 진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그러한 일이 발생하면 엘리트 집단에 큰 충격을 줄 것이며, 내부 분란 증가와 정책방향 선회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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