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건설사 부도 리스크 등 당초 예상치 못했던 악재들이 불거지면서 2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BS금융지주와 기업·외환·대구·전북은행 등 국내 주요 9개 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보다 61.6% 증가한 수치다.
1분기 실적 개선은 순이자마진(NIM)이 0.05%포인트 상승하는 등 이자이익 증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예대마진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기업 구조조정 작업으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든 것도 큰 요인이었다. 특히 올해부터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총여신 대비 0.5%에 달했던 충당금 적립 부담이 소멸되면서 이익 증가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와 함께 KB금융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등 은행권 전체의 인건비 규모가 줄어든 것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2분기 이후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지는 미지수다.
우선 올해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던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예상보다 늘어날 수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가능성과 대기업의 부실 계열사 ‘꼬리 자르기’ 등으로 건설사의 추가 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분기에만 진흥기업과 월드건설, LIG건설 등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은행들은 전체 여신의 0.04%에 달하는 충당금을 추가로 쌓게 됐다. 금액으로 3300억원 이상이다.
은행들이 대기업과 건설업계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를 진행 중인 데다 저축은행 구조조정도 오는 6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충당금 적립액은 당초 예상치를 훨씬 웃돌 수 있다. 이는 은행권의 대출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1분기 은행권 대출은 전분기 대비 1.7% 증가하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확대에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어 주택담보대출 등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권의 1분기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최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져 향후 실적 추이를 예단하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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