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사태 1년…'BP' 투자로 '대박' 비결은

  • BP 주식 투자 수익률 65%…"리스크 분석이 관건"

최근 1년간 BP 주가 추이(달러/출처:CNN머니)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지난해 미국 역사상 최악의 환경참사를 빚은 영국 정유사 BP에 투자했던 이들이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1년 전 미국 멕시코만에서 BP의 석유시추선 폭발로 원유가 쏟아져 나올 때 BP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했던 이들이 크게 한몫 잡았다며 비결을 소개했다.

◇'반토막' BP 주식 수익률 65%
지난해 6월 25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BP의 파산 가능성을 시사하자 BP 주가는 사상 최저인 27.5 달러로 추락했다. 멕시코만에서 사고가 난 같은해 4월 20일 60.48 달러였던 데 비하면 2개월새 45% 급락한 것이다.

하지만 BP 주가는 서서히 회복돼 지난 주말에는 44.96 달러를 기록했다. 당시 BP 주식에 투자했다면 65%에 달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셈이다.

회사채도 마찬가지다. BP의 단기 무담보 회사채 수익률은 지난해 초 1%에도 못 미쳤지만 멕시코만 사태는 수익률을 정크 등급인 15% 이상으로 밀어올렸다. 그러나 최근 수익률은 다시 1%를 밑돌고 있다.

BP의 멕시코만 유전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아나다코페트롤리엄과 미쓰이의 주가도 같은 기간 각각 123%, 45% 뛰었다.

◇리스크 예측·감수해야
BP의 경우처럼 예기치 못한 위기로 특정 기업의 주가가 실제 가치 이하로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주가 회복기의 수익을 기대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로이터는 투자에 성공하려면, 저평가 상태에서 주가가 더 하락하는 '밸류트랩(가치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치밀한 분석과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인 T2파트너스의 글렌 텅(Tongue)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자유낙하하는 BP의 주식을 매입하는 행위는 '주사위 던지기'가 아니라 예측된 리스크를 감수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T2파트너스는 지난 1년간 BP에 수차례 대규모 베팅을 했다.

텅은 다른 원유 유출 사고의 수습 비용, BP의 수익성 및 자산, 기업 가치, 미국 내 자산의 분리 매각 가능성 등을 철저히 분석하면서 리스크를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위기 절정에서 승부봐야
하지만 로이터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BP의 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리스크를 감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파산설이 나돌고 소송 장기화 가능성과 환경피해가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지자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발을 뺐다는 얘기다. 반토막난 BP의 주식을 사모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셈이다.

이 때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빌 그로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EO)는 '채권왕'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해 6월 BP와 아나다코의 단기 회사채 1억 달러어치를 사들인 것이다. 당시 핌코의 마크 키젤 회사채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그룹 책임자는 BP의 회사채 수익률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급등한 것은 기업 자체의 신용보다는 정치적 개입에 따른 불확실성과 공포가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T2파트너스는 BP의 주식에 집중했다. 지난해 6월 30 달러 중반에서 매입하려던 주식의 절반을 사들인 뒤, 콜옵션을 활용해 나머지 절반을 20달러 선에서 매입한 것이다.

T2파트너스는 BP 주식의 본래 가치를 50 달러로 평가하고 있다. 주가가 앞으로 10% 이상 더 뛸 수 있다는 것인데, 지금까지의 수익률만 60%가 넘는다.

한편 T2파트너스는 일본 대지진 사태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대지진 발생 이후 주가가 80% 이상 급락한 도쿄전력(Tepco)보다 낙폭이 작은 제너럴일렉트렉(GE)의 주식을 사들였다. 텅은 이에 대해 "미국 법원이 해외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한 보상에 소극적이라는 점에서 도쿄전력에 비해 GE의 리스크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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