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김형욱 기자)대기업들의 사업구조조정 바람이 거세다. 사업구조조정 이후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 및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 현대차그룹, 포스코, 코오롱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매각·인수·분할·사업조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업 틀을 재편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남보다 확실히 잘 할 수 있는 사업에 선별적으로 집중투자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이달 초 SK㈜의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문을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팜으로 물적 분할했다.
SK바이오팜 생명과학 사업 전문기업으로 만들어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가속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SK그룹은 지주회사인 SK㈜에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문을 두고 중추신경계 분야의 중심의 신약개발사업 및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CMS사업을 운영해 왔었다.
이와 관련, 박상훈 SK바이오팜 사장은 “라이프사이언스 사업에 가장 적합한 경영시스템을 확립하고 전문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성장 가속화를 위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SK그룹은 그룹내 사업조정을 위해 SK네트웍스가 SK에너지의 석탄광물 사업부문을 2366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나 포스코의 경우 매각보다는 인수를 통한 사업 확장에 나선 사례다.
최근 현대건설 인수와 함께 자동차-철강-건설을 그룹 3대 성장동력으로 내건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주총에서 사업목적 중 항공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사실상 손을 뗀 항공사업과 완전히 결별한 셈. 대신 현대건설을 통해 희토류 등 친환경자동차 개발을 위한 자원개발 사업에 나선다.
포스코는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대한통운 인수를 추진하는 등 공격적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는 수익성이 낮고 태국 타이녹스 인수 난항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에 실패한 STS사업부문에서 원료 구매 권한을 떼 내는 등 일부 조직개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인적분할로 수익성 개선 효과를 이미 거뒀다. 인적분할 직후인 지난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3조2000억원의 매출과 253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오롱인터스트리가 당분간 사상최대 매출과 이익을 갱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산업자재, 필름, 화학, 패션 등 전 부문에 걸쳐 매출이 성장할 전망이고, 영업이익도 광학용필름 판매증가에 따른 필름사업부문과 산재, 화학, 패션부문에서 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말 풍력 단조 업체인 평산의 자회사 야케(Jake)를 인수하면서 신재생 에너지 사업부문을 강화했다. 야케는 독일 소재 업체로 베스타스,수즈론 등 글로벌 풍력발전기 제조사에 기어박스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12월 중순 의료기기 사업을 위해 국내 최대 초음파 진단기 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하는 한편, 지난 2월에는 글로벌 임상업체인 퀀타일즈와 조인트벤처을 설립을 발표했다.
한라그룹 계열의 투자 및 컨설팅기업인 한라I&C도 특수모니터 제조업체인 와이드를 60억원에 인수하면서 의료기기 부품 및 완제품 사업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고,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한농은 농산물 유통회사인 동화청과를 인수했다. 농산물 유통사업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LS그룹은 최근 3년간 12건의 스몰딜을 성사시키며 외형을 키우기도 했다. 이를 통해 LS는 2003년 계열분리 당시 7조3500억원대였던 매출을 20조원 대로 늘렸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의 연구원은 “기업의 부가가치 창출과정에 참여한 모든 경제주체의 부가 증대될 수 있는 사업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면서 “계열사 또는 사업부별로 구조조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