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선타임스' 韓人기자 '존 김' 퓰리처상 수상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3개월 이상 신문사 대신 경찰서로 출근했다.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지만 시신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었다"

미국 '시카고 선타임스(Chicago Sun-Times)'에서 사진기자로 활동 중인 한인 존 J. 김(36·김주호)씨가 18일(현지시간) 발표된 퓰리처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김 씨는 선타임스의 프랭크 메인, 마크 컨콜 기자와 함께 시카고 지역 살인사건과 관련한 수사과정을 집중 조명해 2011 퓰리처상 '지역보도 부문(local reporting)'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들이 수상한 기사는 지난 2009년 7월 시카고 주택가에서 발생한 16세 소년의 총격 살해사건의 수사과정을 담아낸 '침묵의 코드(code of silense)'라는 기획취재물.

김 씨는 약 3개월에 걸쳐 생생한 사진으로 현장을 담아냈고 두 취재 기자는 1년여간을 이 사건의 심층 취재에 쏟아부었다.

그는 수상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었던 일이어서 매우 놀랐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몰랐다"고 소감을 밝힌 뒤 "메인과 컨콜 기자의 기사가 훌륭했다. 내 사진은 그 기사에 조화를 잘 맞춘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씨는 현재 멕시코에서 선교사로 활동 중인 아버지 김희웅(66) 씨와 어머니 이술섭(65) 씨의 4남 중 막내로 태어났다. 7세 때이던 1982년 부모님을 따라 시카고로 이민, 명문 주립대인 일리노이대학 어바나 샴페인을 졸업했다.

그는 "일리노이대학 교내 신문 '데일리 일라이나이(Daily Illini)'에서 취재 기자로 활동하던 중 사진기자들로 부터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다"며 "당시 '나는 기사보다 사진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사진기자로서 첫 발을 내딘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인이 퓰리처상을 받은 것은 1999년 AP통신 워싱턴지사에 근무한 강형원 사진기자, 2000년 AP통신 한국특파원이던 최상훈 기자, 2002년 뉴욕타임스의 이장욱 기자(2개 수상)에 이어 네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