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립서비스’로 국민 호도하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4-19 14:4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KIET 보고서 "유가 10% 상승시 2년에 걸쳐 GDP 0.3% 하락"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정부가 유류세 인하 가능성을 재차 거론했지만, 실제 집행까지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상반기 시행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어 정부가 '립서비스'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1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탄력세율 조정을 통해 유류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각계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전날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유류세 인하시점과 폭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미 유류가격 인하 검토 가능성을 밝힌 바 있어 진전된 내용은 아니다.

앞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는 돼야 유류세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둔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치솟던 국제유가가 하락 반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경우 배럴당 130달러 이상은 돼야 가능하다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는 물건너갈 공산이 크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달러54센트(2.31%) 하락한 배럴당 107.12달러로 마감됐다. 런던 석유거래소(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1달러84센트(1.49%) 내려 121.61달러 선에서 매매됐다. 사고 팔렸다.

이날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이 위기에 빠지면 글로벌 경기 회복이 둔화하고 석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S&P가 미국 국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SK에너지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 4사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ℓ당 100원씩 내린 지 10여일이 지났지만 정작 일선 주유소에서는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시스템상에는 정유 4사가 기름 값을 내리기 전날인 6일 ℓ당 1970.92원이었던 일선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18일 현재 1944.49원으로 불과 26.43원 내린 데 그치고 있다. 경유가격의 인하폭은 더 작다.

가격 인하 전인 6일 1801.62원이었던 자동차용 경유가격은 18일 현재 1789.73원으로 겨우 11.89원 내렸다. 이는 최중경 장관이 이번주내에 정유사들의 기름값 인하 효과가 본격화되리라는 언급을 무색케 하고 있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서민들은 유류가격 인상으로 체감물가가 이미 크게 올라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의 유류세 인하 방침은 실기한 것으로 보인다다"고 비판했다.

한편 산업연구원(KIET)은 이날 '유가불안, 이번은 다르다'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유가 불안은 그 근저에 중장기적인 원유 수급 펀더멘털의 변화가 자리잡고 있으며, 장기간 지속되면서 더 큰 파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강두용 KIET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경제는 유가상승시 교역조건 악화를 통한 소득손실 효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크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강 위원은 특히 유가 10% 상승은 2년 간에 걸쳐 국내총생산(GDP) 0.3%, 국내총소득(GDI) 0.5% 감소 효과를 낳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자동차는 0.8%, 석유화학은 0.5% 생산감소를 가져오고 제조업 생산비용도 1.1% 상승한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