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부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화두로 삼고 있는 가운데 대형 정유사들이 바이오디젤업체 신설 및 동종업체 인수합병(M&A)에 나설 경우 '중소기업 고사'가 불보듯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바이오디젤 원료를 중소기업들에 공급해온 정유사가 직접 바이오디젤 업체까지 운영할 경우 '불공정 거래'에 대한 문제점도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정유업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지난 15일 지식경제부와 정유사, 바이오디젤 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회의석상에서 SK 관계자가 ‘바이오디젤 혼합이 의무화되면 시장에 진출할 수밖에 없으며, 이미 시장 진출을 내부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는 사실상 내년 의무화 시행을 앞두고 시장 진출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기존 시장을 침범하는 것에 대한 비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미 운영중인 업체를 M&A하는 방법을 시도할 수도 있다”며 “기존 중소업체들이 힘겹게 지탱해온 시장을 대기업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손쉽게 잠식하려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미 GS칼텍스는 바이오디젤 사업 진출 준비를 거의 완료했다. 자회사인 GS바이오가 작년 하반기부터 설비 공사를 진행해온 가운데 최근 설비공사를 완료하고 지식경제부에 바이오디젤 사업 등록 절차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SK이노베이션까지 바이오디젤사업 진출에 나설 경우 그동안 중소기업 위주로 형성되어 온 시장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소기업들은 고사위기로 몰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SK이노베이션 등의 바이오디젤 사업 진출로 기존 중소업체들은 지속적인 사업 영위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력도 차이가 나지만 근본적으로 바이오디젤을 구매하는 곳이 사실상 정유사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막강한 시장 지위를 남용할 수 있는 것이다.
바이오디젤업계 관계자는 “경유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정유사가 자금력을 앞세워 바이오디젤 사업에 진출할 경우 그동안 바이오디젤 보급을 담당해왔던 제조업체들은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면서 “정유사가 자사의 자회사에 납품 물량을 우선 배정하거나 입찰 시 저가 유도의 방편으로 활용하는 등 불공정거래 우려가 크고, 기존 제조업체의 시장 진입기회 축소와 납품 경쟁 배제 등 많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바이오디젤 제조업은 15개 업체가 등록돼 있고 실제 생산하는 곳은 8개로 대다수가 중소기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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