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서 물리적 충돌, 구속사태, 전직 도지사 단식까지 이어지며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것.
지난 18일 오후부터 신구범 전 제주지사가 해군기지 공사부지인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중덕해안 비닐하우스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곳에서 기거하며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여왔던 양윤모 전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이 지난 8일 경찰에 구속되고 13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신 전 지사는 “생명과 평화를 지키려는 싸움에 목숨을 허망히 잃어서는 안 된다”며 “양 평론가에게 같이 살아서 싸워나가자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 그가 단식을 철회 할 때까지 단식에 돌입했다”고 단식농성 돌입 배경을 밝혔다.
또 “만약 양 평론가가 끝내 단식을 풀지 않고 목숨을 걸겠다면 나도 목숨이 다 할 때까지 단식하겠다”고 말했다.
신 전 지사는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국가 안보사업이면서도 서귀포시 화순과 위미를 거쳐 강정마을로 사업예정지가 옮겼다는 것은 초지일관적이지 않고 표리부동한 정책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분명히 국가가 명확한 안보개념으로 추진하는 사업이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했다.
신 전 지사는 이어 “추진과정이 적법했는지 되물어 봐야 한다”며 “사전 모의된 마을총회로 유치가 결정됐고 국가안보사업의 입지선정에 도지사가 주도한 점, 제주도의회의 동의 과정의 부당성 등 우근민 제주지사는 행정의 연속성을 책임진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문제점을 진상조사해 밝히고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13일 해군기지 공사 현장에서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 공사 관계자간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주민 3명과 공사 관계자 1명이 다쳤다.
도내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해군기지반대범도민대책위는 18일 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에 제출하며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건의문을 통해 “상황이 점차 악화된다면 어떤 불상사가 발생할지 모른다”며 “우려되는 불상사를 방지하는 차원에서라도 도의회가 이번 임시회기에 ‘해군기 건설 잠정 중단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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