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애플부사장 제이 엘리엇 "잡스는 열정의 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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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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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애플 수석부사장 제이 엘리엇은 스티브 잡스가 
나의 왼팔이라고 믿고 기댄 정신적 멘토다.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그는 운동화와 진바지 차림의 히피 스타일의 20대였고, 그가 보기에 나는 키 193cm의 운동선수같은 체격에 정장을 걸친 40대의 회사형 인간이었다. 유일한 공통점은 둘다 턱수 염을 기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곧 컴퓨터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내가 기술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쳤지만 IBM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는데 소극적인 것에 실망하여 그곳을 떠났다는 얘기를 하자 눈에 번쩍 불을 켰다.

그는 이름이 스티브 잡스이며 애플 컴퓨터의 대표이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나는 애플이란 이름이 귀에 익지도 않았거니와 새파랗게 젊은 친구가 컴퓨터회사의 우두머리라는 사실이 좀처럼 믿기지 않았다.

그는 나 한테 자기 회사에 와서 일해달라고 제안했는데, 정말이지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날 먹여 살리기 힘들텐데요."

1980년 당시, 기업공개를 했을때 애플의 가치는 약2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2주뒤 금요일에 나는 애플에서 일을 시작했다.

20여년간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진두지휘했던 전 애플 수석부사장 ‘제이 엘리엇’. 그가 진짜 애플 이야기를 책을 통해 처음으로 밝힌다.

"만약 잡스가 애플을 떠난다면 애플은 어떻게 될까?” 잡스가 다시 쓰러진 후 저자는 이 질문에 끊임없이 시달렸다. 그것이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하게 된 동기 중 하나였다.

이 책에는 그동안 잡스와 애플에 대해 오갔던 수많은 오해와 오류에 대한 진실, 잡스와 애플의 조직 메커니즘이 자세히 담겼다.

스티브를 움직이게 만든 힘은 무엇일까. 저자는 그가 자신의 역할과 목표를 바라보는 태도와 자기 자신에 대해 나눈 대화속에서 발견했다. 바로 위대한 제품은 열정적인 사람들과 열정적인 팀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이다.

스티브는 "인간이 일생동안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다"며 열정적인 예술가처럼 그는 항상 자신의 창조물, 곧 자신의 제품에 대한 열정에 이끌렸다. 매킨토시와 그 이후의 모든 제품은 '제품 이상'의 것이다. 그것들은 스티브 잡스의 강렬한 열정과 헌신의 표현이다.

"매킨토시가 세상을 바꿀겁니다. 난 그걸 믿어요. 그리고 나처럼 그걸 확신하는 사람들을 선택했지요." 스티브는 늘 말했다.

저자는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위대한 숨은 비밀중의 하나는 '불 끌수 없는 열정'이라고 강조한다.

엘리엇은 잡스에게 이런 원칙을 배워 자기가 스스로 기업을 경영해봤지만 숱한 난관이 쏟아져 실패를 경험했다고도 토로한다. 결국 이 책은 잡스에 대한 헌사이자 잡스에 대한 전기다. 그리고 잡스의 실패와 성공에 대한 가장 생생한 분석서다.

저자는 “잡스를 대신할 인물은 없다. 하지만 애플에는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여러 기본 원칙들이 있기에 혁신의 선두를 지키고 번영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바로 이 기본 원칙들을 ‘아이리더십(I-LEADERSHIP)’이라고 이름 붙이고 이 책을 통해 그 정체를 조목조목 밝혔다.

'당신이 쓰고 싶은 것을 만들어라.' 공급자나 원가, 시장이나 마케팅 등의 비본질적인 것들을 염두에 두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누구나 갖고 싶은 것’을 상상하고 무조건 만들어내는 것이다. 월급쟁이를 해적으로 만드는 법에서 아이디어를 실제 수익으로 만드는 방식까지 새로운 조직의 운영체제를 공개한다.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한 사람의 천재성이 조직의 번영으로 이어졌는지, 어떻게 거대한 조직이 항상 창조력을 분출할 수 있는지에 대해 그 과정도 공개한다.

저자는 왼손잡이 잡스가 '나의 왼팔'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믿고 기댄 정신적 멘토였다. 1970년대에 당시 세계 최고의 기업 IBM에 입사해 소프트웨어 부문 2만여 명을 이끄는 동시에 지역책임자로 활약했다. 이후 인텔로 자리를 옮겨 캘리포니아 사업부에서 인텔재단을 설립하는 등 앤디 그로브, 고든 무어 회장과 함께 인텔을 이끌었다. 1980년, 공룡이 된 인텔을 떠나기로 결심한 날 한 식당에서 스물다섯 살의 스티브 잡스와 운명적으로 만나 애플호에 승선하게 된다.

이후 20여 년간 스티브 잡스와 함께 제품 개발, 인재 채용, 조직 문화, 브랜딩 등 애플의 전반적인 경영을 책임졌고 수석부사장으로서 애플을 진두지휘했다. 잡스의 괴팍한 천재성을 애플의 성과로 번역해낸 철저한 경영인이기도 하다. 1984년 망치를 든 여성이 등장한 유명한 매킨토시 광고 뒤에도, 잡스가 자신이 끌어들인 전 펩시콜라 사장 존 스컬리와 극단적으로 대립했던 현장에도 그는 언제나 있었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애플과 IT계의 역사적 순간을 직접 목격하고 그 신화에 동참했던 인물이다.애플을 떠난 후엔 그동안의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고(MIGO) 소프트웨어사를 창립했으며, 현재는 누벨(NUVEL)사의 CEO로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잡스처럼 할수 있을 것인가' 질문한다. △프로젝트는 열정적으로 뛰어들어라. △유능한 인재에게 늘 문을 열어놓아라. △설명서가 필요없을 정도로 제품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라. △자신의 제품에 대해 스스로에게 정직하라.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달아걸어라. △자신의 비전에 가까워지도록 계속 혁신하라.

이책에는 '삼성의 CEO들에게’라는 제목의 한국어판 서문도 담겼다. 저자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가장 큰 경쟁사이자 애플을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유일한 곳이라고 하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마니아를 만들어낸 애플과 달리 소비자가 요구하지도 않는 하드웨어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워크맨으로 성공했다 결국 몰락한 소니와 닮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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