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LG트윈스와 3DTV의 상관관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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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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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영빈 기자) "3D로 한판 붙자"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스와 LG트윈스 경기에서 LG전자가 내건 슬로건이다.

LG전자는 이날 한국마케팅본부 직원 1000여명을 동원해 '3D로 한판 붙자'고 쓰인 플래카드를 관중석에 펼쳤다. 가로와 세로 길이가 각각 32m, 15m에 이르는 초대형 플래카드였다. 3만석 규모의 잠실구장 한쪽을 가득 채웠다.

석연찮았다. 기업이 스포츠 마케팅 시장에서 일종의 '선'을 넘어버린 느낌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사의 3D TV 경쟁은 치열하다. 서로 자신의 3D 기술이 우수하다고 주장하며 비교 시연회를 열고, 미디어에는 상대 제품의 약점을 들춰내는 광고가 연일 오르내린다. 고성은 물론 감정 섞인 막말 싸움까지 오고가는 양상이다. 향후 그 규모가 크게 확장될 글로벌 3D TV 시장에서 기술 표준을 선점하기 위함이다.

LG전자 측은 "3D 시장 선도 의지와 자신감을 표현하기 위한 측면에서 이같은 응원전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이 싸움을 야구장에서까지 이어가야 할까.

프로 스포츠는 어디까지나 기업이 팬들에게 선사하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다. 사람들이 야구를 좋아하면 기업은 여기에 '후원'하는 시스템이다.

그 후원으로 팬들은 프로 스포츠에 애정을 갖는다. 좋아하는 팀이 생기고 좋아하는 선수가 생긴다. 팬들의 애정이 먼저이고, 기업은 이를 후원하는 순서다. 프로 스포츠의 시스템이자, 기업의 미덕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LG전자의 응원전은 팬들의 관심을 역이용한 모습이다.

"3D로 한판 붙자"는 LG전자가 삼성전자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지, 트윈스 팬들이 라이온스 팬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아닐 것이다. 이는 팬들을 후원한 것이 아니라, LG트윈스에 대한 팬들의 관심과 애정을 거꾸로 이용한 셈이다.

삼성이 롯데에게 "아파트로 한판 붙자"고 하고, 해태가 빙그레에게 "맛동산으로 한판 붙자"고 하는 야구장은 석연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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