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업계 실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실효성이 떨어지는 대책을 발표한 결과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손보업계에서도 서로의 눈치만 보며 출시 시기를 늦추고 있는 가운데 홍보에도 소극적인 모습이다.
20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달 23일 정부의 자동차보험 개선대책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업계 최초로 친서민자동차보험 ‘나눔특별약관’을 출시했다.
이 상품의 가입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 △만35세 이상 △가계소득 4000만원 이하로 20세 미만 부양자녀 있는 경우 △차 나이 10년 이상의 1600cc이하 승용차 또는 1t 이하 화물차 1대 소유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개인용, 업무용 차량이 대상이며 영업용은 적용되지 않는다. 위 조건을 충족하는 대상자는 8%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출시 당시 삼성화재는 전국의 100만대 정도가 가입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출시 한달이 다 돼 가지만 실적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판매수수료를 깎아서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설계조직이나 대리점들이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할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마지못해 상품을 출시하긴 하지만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는 모습이다.
현대해상은 지난 18일 삼성화재와 동일한 가입 조건으로 나눔특별약관을 출시했으나 적극적으로 판촉활동을 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이다.
LIG손보와 동부화재는 5월중 출시할 계획으로 작업 중이지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을 놓고 고민 중이다. 나머지 중소형사들은 언제 상품을 출시할 수 있을지 결정된 게 아직 없다.
업계는 일반적인 상품을 광고하고 홍보하는 데도 빠듯한 상황에서 정부시책에 의해 등떠밀리듯 상품을 만들었는데 홍보까지 모든 책임을 회사에 떠넘기는 것은 너무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상품의 경우 공익적인 측면이 있어서 개별회사에게만 상품 개발부터 판매·홍보까지 다 맡기는 것보다는 협회나 정부차원에서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보협회는 수억에서 수십억원이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과 광고대비 효과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필요하면 독려하는 차원에서 유도는 해나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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