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언론도 저우추취(走出去 해외진출)’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인민일보)의 인터넷 사이트인 런민왕(人民網 www.people.com.cn)이 오는 6월 경 상하이 증시에 상장할 것이라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습니다. 만약 런민왕이 예정대로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하면 중국 본토 증시에 처음으로 상장하는 언론사가 되는 셈이지요.
런민왕 뿐만이 아닙니다. 중국 관영 통신사인 신화통신의 인터넷망인 신화왕과 중국 국영 방송국 CCTV 역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오늘은 바로 중국 정부가 중국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적극 대변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중국 미디어 시장 개혁 움직임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지난 80년대 초 까지만 해도 중국의 미디어 환경은 극도로 폐쇄적이었습니다.
한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는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중국 정부의 대다수 부처에는 대변인이나 브리핑도 없었다. 외교부 신문담당 부서의 전화번호 하나만 외부에 공개됐을 뿐이다”라고 회상하기도 했지요.
정부의 폐쇄적인 미디어 정책으로 중국의 미디어 기업들도 우물 안 개구리일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발전하고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고 국가 간 마찰이 증대되면서 중국 정부의 미디어 정책도 180도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산 농산품, 장난감이 유독성 문제로 전 세계 언론의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여론전에서 밀려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중국은 중국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강력한 미디어 기업을 육성해야겠다고 판단한 것이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직후 후진타오 주석은 신화통신, CCTV, 인민일보 등 대표적인 관영 매체를 글로벌 미디어로 육성시키기 위해 450억 위안의 막대한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또 2010년부터는 신문출판 사업의 국제화를 위해 앞으로 매년 500억 위안을 투입하겠다고 했지요.
또한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지난 2009년 10월 중국 3대 관영 언론의 인터넷 매체를 포함해 텐룽왕(天龍網), 둥팡왕(東方網), 베이칭왕(北靑網) 등 10대 관영 인터넷 매체의 증시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기업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글로벌 시장으로의 영역 확대를 위한 서비스 강화에 집중 활용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이들 관영 언론매체의 ‘저우추취(走出去 해외진출)’ 바람도 나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난 해 신화통신이 중국판 CNN을 표방하며 24시간 보도채널 신화뉴스 TV(CNC)를 설립했는가 하면 중국 CCTV도 지난 해 러시아어, 아랍어, 포르투갈어 등 3개 채널을 추가로 개설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외형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미디어 기업과 달리 실제로 중국 내 ‘언론의 자유’ 수준은 전 세계 175개국 중 168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국경없는 기자회, 2010년 조사결과)
지난 해 세계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도 중국의 정치적 ‘만리장성’에 부딪혀 결국 중국 미디어 사업에서 발을 빼기도 했지요.
중국 정부가 중국 미디어 산업의 비즈니스 활로를 끊임없이 모색하면서도 자국 미디어 시장에 대한 정치적인 통제의 고삐는 놓지 않는 것입니다.
언론의 자유는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언론매체의 개혁을 꾀하는 중국의 미디어 시장 개혁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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