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돌린 삼성·애플, 반사이익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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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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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애플이 특허관련 소송제기로 삼성전자를 드잡으면서 부품공급으로 다져졌던 양사의 밀월에 금이 생겼다. 삼성전자는 맞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앞선 스티브잡스의 ‘DOA’.‘카피캣’등 폄훼발언까지 되새김질 하게 돼 갈등이 점층됐다. 이에 따라 전자업계에는 하이닉스반도체·구글 등의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등 향후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양사의 소송전은 협의점을 찾아 중간에 해결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하지만 서먹해진 이들의 사이는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삼성전자에게 애플은 가장 큰 고객이다. 지난해 애플은 삼성전자 부품 50억달러(5조7000억원) 상당을 구매해 소니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올해에는 78억달러(8조6천억원) 상당의 부품을 구매해 삼성전자 최대 고객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여기에 계열사들의 부품공급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애플 역시 삼성 부품에 대한 비중이 크다. 메모리.모바일AP 등 삼성 반도체는 아이폰.아이패드 등에 사용된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슈퍼PLS 역시 아이패드2 등에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삼성SDI는 애플의 스마트 기기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거 공급한다. 삼성의 부품공급 없이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수 없다.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부품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타 거래선과의 거래를 늘린다 해도 애플 모바일 기기 생산량은 최소한 1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이같은 관계는 양사가 거리를 두려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애플은 AP 등에서 삼성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완성제품 부문에서 경쟁사인 애플의 고속성장을 손 놓고 관망할 수 없는 입장이다.

양사가 상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온데다 이번 법적분쟁까지 터지면서 삼성과 애플의 불화는 다른 기업들에게는 또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먼저 국내 기업 가운데 하이닉스.LG화학.LG디스플레이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최근 애플에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메모리 부문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만큼 삼성에 대한 애플의 부품수요가 줄어들수록 반사적으로 하이닉스에 대한 주문이 늘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애플에 대한 메모리 공급 여부는 계약에 따라 알려줄수 없다”며 “다만 하이닉스는 주요 고객사들이 원하는 최적의 상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와 함께 애플에 배터리를 공급해온 LG화학 역시 시장 볼륨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4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공급해온 LG디스플레이 역시 삼성의 슈퍼PLS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모토로라.HTC 등 단말기 업체들 역시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애플은 이들 기업에도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애플의 특허는 대체적으로 소프트웨어 및 디자인에 몰려있다. 반면 통신기술 부분은 특허가 부족하다.

통신기술과 관련한 특허를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는 휴대폰 제조사들은 자사 통신기술 침해등에 대한 맞대응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진영에 OS를 공급하는 구글 역시 이번 법적분쟁에 관심을 두고 있다. 애플은 그간 안드로이드 진영 단말기 제조사를 대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의 iOS는 안드로이드 출범 이후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데, 단말기 업체의 추가적인 안드로이드 탑재를 막기 위한 계산이 깔려있는 것.

이번 분쟁에서 애플이 승리할 경우 구글의 입지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면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기술 침해에 대한 부분이 인정되면 오히려 안드로이드 진영의 세를 확산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애플의 법적소송은 결국 크로스라이센스 협력 등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이번 분쟁 과정에서 어디가 승기를 잡느냐에 따라 향후 휴대폰 시장의 지형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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