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중앙은행 환율 하락 '비상'…환시 개입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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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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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아시아 주요국들의 통화 가치가 급등하자 환율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우리나라를 비롯,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달러 대비 자국 통화 가치가 급등하자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 속속 외환시장에 개입하며 환율 방어에 나섰다고 전했다.

WSJ는 최근 아시아지역 주요 통화의 강세 기조가 강화된 것은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추락하고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각국 통화 당국이 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현상도 아시아지역 통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WSJ는 이날 한국, 태국, 말레이시아의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시장에 개입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1082.00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1082.20원으로 다소 진정됐고 달러 대비 말레이시아 링깃화 가치는 1997년 9월 이후 최고치인 3.0160 링깃까지 추락하며 강세를 보이다가 중앙은행인 네가라은행이 달러 매입에 나서면서 3.0230 링깃으로 올랐다.

WSJ는 한국은행(BOK)에 대해 외환 트레이더의 말을 인용, 한은이 이날 원화 강세에 대응해 하루동안 5억 달러 어치의 달러화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태국 중앙은행은 이날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WSJ는 태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당행한 것이 달러화 대비 태국 바트화의 가치 상승을 부추기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달 5일로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최근 링깃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링깃화는 싱가포르달러화와 같은 이웃국 통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있으며 유가가 통화 가치를 떠받침에 따라 더욱 강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WSJ는 전망했다.

이들 국가 외에도 호주달러화가 미 달러에 비해 강세를 보였는데 이는 호주 정부가 국채 이자에 대한 세금을 폐지할 움직임을 보인다는 소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달러화도 통화당국이 통화정책을 재조정하고,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환율 강세를 용인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WSJ는 또 위안화 고시환율이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아시아지역 통화들이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5294 위안으로 고시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6.52 위안 대로 떨어진 것은 2005년 7월 중국이 환율제도를 바꾼 이후 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WSJ는 외환 트레이더들이 인민은행이 다음달 24~25일 미국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략적 경제 회담이 열리기 전 위안화 가치를 추가로 절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웨이 호 렁 바클레이스캐피털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위험 선호 심리 상승과 유가 급등세가 아시아 통화의 환율 강세에 영향을 끼쳤다"며 "높아진 상품 가격도 통화정책자들이 통화 강세를 용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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