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천기술 개발-사후관리 필요
(아주경제 한운식 기자) 글로벌 시장에 ‘특허 전쟁’이라는 거센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밀월 관계를 유지하던 정보기술(IT)업계의 양대 거목으로 꼽히는 삼성과 애플이 특허권을 놓고 쌍방 고소에 나서면서 부터다.
IT 분야만 아니라 자동차, 조선 등 다른 분야에서도 특허권를 둘러 싸고 업종 1,2위를 다투는 기업들 간의 분쟁이 예고되고 있다.
자동차, 조선, 철강, 가전 등에서 세계 일류를 달리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포스코· LG 전자 등 우리 대표 기업들에도 특허권 공방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지적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우리 나라가 세계 특허 출원 수에서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특허 관리를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기업에서 특허 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이 부족한데다 정부의 특허 관련 제도가 미흡하다는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이에 비해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은 특허권만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휴대폰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는 미국 퀄컴은 특허료 명목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로부터 매년 수조원대의 돈을 챙겨 가고 있다.
반도체 기업인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영업 이익의 3분의 1을 특허료 수입에서 창출한다.
박찬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특허가 사업의 핵심 무기로 등장했다”며 "우리 대표 기업들이 원천 특허 개발에 더욱 힘을 쏟고 특허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적절한 정책 유도도 있어야 된다.
특히 특허 소송에 맞대응하기 어려운 제조업의 빈틈을 파고 엄청난 규모의 돈을 가로 채는 ‘특허 괴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승록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통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선에서 특허 괴물의 행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특허청은 21일 특허 심사 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3세대 특허넷’ 개발 사업 본계약을 체결했다. 3세대 특허넷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출원, 심사환경’ 구축을 목표로 2012년까지 220억원이 투입된다.
새 특허넷이 구축되면 지능형 검색 기능 등을 이용해 심사업무의 효율과 품질 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또 논문, 연구노트 등으로도 특허를 출원할 수 있는 ‘무형식 전자출원’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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