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특허괴물',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이 신조어는 특허소송에 맞대응하기 어려운 제조업의 빈틈을 파고들어 엄청난 금액을 가로채는 소송 전문기업을 말한다.
지난달 이탈리아 '시스벨'이 국내 RFID/USN 산업계에 공격을 개시한 이후 정부도 비로소 이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 대비책에 열을 올리고 있다.
2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특허괴물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특허 무효화 전략 ▲산학연 국내 특허 풀 구성을 통한 크로스 라이선싱 확보 ▲해외 원천 기술 특허 회피 연구개발 지원 사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허 무효화 계획은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강한 맞대응으로 특허괴물의 국내 RFID/USN 산업 공세에 대한 맞불 전략이다.
정부는 그러나 특허로 인한 분쟁에 소송비용을 직접 지원하게 되면 또다른 통상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간 특허소송 비용이 천문학적인 수준에 달해 현실적으로 지원여력이 없고, 대기업 역시 이를 바라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산업기술이 융합화·복잡화되면서 정부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특허괴물에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미리 유망기술분야를 전망하고 기술과 관련된 특허가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특허청은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보호법'을 통해 특허기술 선정 뿐만 아니라 기술유출로 발생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해외 특허분쟁과 관련 ▲특허분쟁예방컨설팅 ▲특허분쟁대응컨설팅 ▲지재권소송보험제도 등을 운용하고 있다.
특허분쟁예방컨설팅의 경우 5000만원을 상한선으로 전문로펌이 특허침해 여부를 사전적으로 조사하는 데 드는 컨설팅 비용의 80%(최대 4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소송이 걸렸을 때나 경고장을 받았을 경우 특허분쟁대응컨설팅을 통해 기술침해여부가 성립되는 지 여부 등을 상담받을 수 있다. 정부는 지식재산보호협회를 통해 4000만원을 상한선으로 80%(최대 3200만원)까지 비용지원을 해주고 있다.
중소기업이 수출과 관련한 분쟁이 우려될 경우 지재권소송보험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미국에 수출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실제 소송에 따른 비용부담을 최대 5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국내에서는 LIG손보와 동부화재, 현대해상이 지재권소송보험을 운용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