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리베이트, 약값 인하 명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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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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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복 기자)정부차원의 제약사 숨통조이기가 연일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전방위 압박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화를 위한 꼼수라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7일 질병관리본부가 발주하는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해 담합한 혐의로 9개 제약사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60억원을 부과했다.

적발된 업체는 녹십자와 동아제약·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보령바이오파마·CJ·SK케미칼·LG생명과학·한국백신·CJ제일제당 등 9개사다.

국세청도 조만간 지난해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징금 규모는 15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되는 업체별 추징금은 드림파마 478억5900만원, 대웅제약 284억원, 한국오츠카제약 93억9000만원, 동구제약 85억원, 제일약품 68억2500만원, 영진약품공업 57억9394만원, 동성제약 약 30억원, 대원제약 21억2454만원, 경남제약 약 20억원, 명문제약 20억원, 한국유니온제약 15억3787만원, 한올바이오파마 11억1397만원, 일성신약 1억9409만원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베이트 관례는 분명 조정이 필요하며 공정거래와 공정경쟁이 이뤄지도록 시장 질서를 바로 잡을 필요도 있다”며 “하지만 현재 진행되는 정부차원의 전방위적 압박은 과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마녀사냥식의 압박은 제약 산업의 붕괴를 부를 수도 있다”며 “사실상 약가인하를 위한 정부차원의 사전포석이라는 것이 업계 전반의 생각이다”고 밝혔다.

구멍 난 건보 재정을 메우기 위한 방편으로 정부가 약가 인하정책을 추진 중이며 제약사들이 정책에 따르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

지난 21일에는 한국제약협회가 보건복지부의 약제비 인하 방침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제약협은 “특허만료 의약품과 퍼스트제네릭의 약가산정기준이 추가로 하향 조정될 경우 채산성 악화로 국내 생산을 포기하고 수입으로 전환하거나 다국적제약사의 판매대행체제로 이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특정 의약품의 가격이 10% 인하되면 기업은 이를 판매관리비에서 보전해야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연구개발(R&D)투자 위축과 인력 구조조정을 불러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약가가 인하되면 개량신약 및 신약 개발의 길이 막힐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개량신약에 기반 한 세계적 수준의 제네릭 기업’을 주문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불법 리베이트가 약가인하의 명분이 돼서는 안 된다”며 “리베이트를 이유로 약가를 낮추는 것은 품질관리에 필요한 설비와 R&D 투자 등을 통해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선량한 기업의 투자활동과 신약개발 의지를 꺾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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