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항공사, 조종사 채용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아주경제 이덕형 항공전문기자)국내 저가항공사들이 급속히 성장을 하면서 조종사 수급 불균형 문제가 급기야 항공사간의 인력 스카웃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에어부산 소속 조종사들이 대한항공 조종사로 채용이 되면서 에어부산이 연일 강도를 높이며 대한항공을 비난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조종사 채용에서 비롯된 이번 공방전은 기본적으로 국내 항공 산업의 취약성과 문제점을 여실히 들어내고 있다.
국내에서 민간 항공사의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항공사에 지원해야한다.

특히 채용 규모는 1년에 한두 차례 공개 채용의 형태이며 응모 경쟁률은 통상 5:1로 항공사에 입사하는 것이 하늘에 별을 따는 것 많큼 쉽지 않았다. 채용 규모와 기회도 적을 뿐더러 조종사의 경우 공군 등 군대와 항공대학과 외국의 전문 기관에서 양성된 극히 소수의 전문 인력 중심이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십 년간 독점적인 항공사 운영권이 지난 2003년 한성항공(대표 이덕형)이 설립 되면서 국내 항공운송 산업의 구조가 급속도로 개편 됐다. 저가항공사가 출범이후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이 속속 등장하면서 신생항공사들이 무섭게 성장하며 항공기 수급에 차질을 빚을 만큼 조종사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항공사 선호 인력 기준?=대한항공의 경우 1000시간 이상의 기량을 갖춘 조종사를 채용을 하고 있는데 이는 자체 안전 운항 규정에 따른 것이다. 2-300시간의 1-2년차의 조종사를 채용하기 보다 전문성을 갖고 있는 4-5년차의 조종사 채용을 원칙으로 하고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평균 500시간 이상의 비행 경험을 갖고 있는 조종사 채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다른 저가항공사들 역시 차이는 있지만 경험이 풍부한 조종사를 선호한다.

△조종사 교육비 반납?= 선발을 통해 채용된 조종사의 경우 해당 항공사의 자체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조종사로 심사를 받고 승격이 된다. 통상 조종사를 채용해 정규직 조종사로 양성하는 적게는 3-4년에서 많게는 7-8년이 소요된다.

조종사를 양성기간 동안 소요 되는 교육 및 훈련비용 등은 본인 부담이다. 항공사에서 이직을 막기 위해 조종사의 급여에서 일정 기간 동안 공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만약, 조종사가 해당 항공사에서 이직을 하려면 교육 및 훈련 기간 중 지불된 수천여만원의 모든 비용을 회사측에 모두 지불해야 한다.

△항공사들의 문제점= 급격히 증가하는 항공사의 성장 속도 만큼 조종사의 수급은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공군 역시 군 전력 약화를 우려해 조종사의 근무 기한을 연장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동남아 그리고 중국 등에서 항공사들이 급격하게 성장을 하면서 이례적으로 조종사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도 국내 조종사 수급에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한정된 인적 자원을 관리하는 항공사에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필요한 인력 수급과 별도로 여유를 갖고 기업의 성장성에 맞는 인력 구조 개선 방안을 만들어야 하지만 필요시에만 인력 확충에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조종 인력 수급의 대안=급격히 팽창하는 국내 항공운송 산업을 지원하기위해 정부는 청년 비젼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조종사 양성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1인당 1천만원 한도내에서 지원하는 민간 조종사 양성을 위한 비행교육원 프로그램이 울진에서 운영되고 있다.문제는 항공사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조종사의 자격증 취득 이후에도 항공사에 요구하는 수백시간의 비행경험 등을 갖춘 경력이 있어야 지원 및 입사 할 수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저가항공사의 성장과 외국의 신생항공사의 성장으로 인해 조종사 부족 사태가 당분간 지속이 될 수 있다”며 “ 항공사들 역시 조종사 확보를 위한 새로운 대안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