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부유층이 소비에 제동을 걸면서 비즈니스제트기 중고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즈니스제트기 알선업체인 제트크래프트에 따르면 중저가인 리어제트(Learjet)의 경우, 새 비행기가 1300만 달러인 데 비해 1년 된 중고는 800만 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1년새 가격이 40%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제트크래프트 공동 소유주인 자히드 파잘 카림은 "새 비행기와 중고 비행기의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며 "다른 중저가 모델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리어제트처럼 2500만 달러 이하로, 중간 급유 없이 미국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LA)로 운항할 수 있는 비즈니스제트기의 가격은 금융위기 이후 줄곧 추락했다. 경기침체 이후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실적을 회복하고 있는 최근에도 가격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수요가 없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제트기 전문 금융업체인 GA파이낸스의 앤 바트 틸러맨은 "기본적으로 비행기를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새 비행기도 2~3년 전에 비해 25~35% 싸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형 사스나사이테이션(Cessna Citation)XLS의 경우, 새 비행기가 1170만 달러였지만, 이제는 770만 달러면 살 수 있다며 "과거에는 있을 수도 없었던 일"이라고 했다.
항공·방산업 정보업체인 틸그룹의 리처드 애불라피아 부사장은 "2008~10년 중소형 항공기 인도 실적이 57% 급감했다"며 "이는 '재앙'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형 비즈니스제트기 수요층은 대개 대출로 비행기 구입자금을 대는데, 대출이 어려워 진 데다 잇딴 악재로 불거진 불확실성 탓에 비행기 구입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걸프스트림(Gulfstream)처럼 가격이 2500만 달러 이상으로, 인기인과 억만장자들이 주로 애용하는 대형 비즈니스제트기의 인도 실적은 2008~10년 오히려 1.5% 증가했다. 중국과 러시아 등 급성장하고 있는 신흥국 정부와 억만장자들이 수요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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