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는 권 원장과 은행장들과의 조찬 간담회가 열렸으며 이 자리에 참석하기 전 권 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내일(27일) 금융위 정례회의에 안건을 부치치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실무자들이 검토한 내용을 아직 못 봤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당국의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판단이 다음 달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선결 조건이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권 원장은 "최근 금융현안을 논의해보고자 자리를 마련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 경제는 금년 들어 다시 불확실성을 보이고 있다"며 모두발언의 운을 뗐다.
이어 “건설·부동산의 경기침체 장기화로, 사업성이 낮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을 중심으로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PF 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양호한 사업장의 PF마저 회수에 나서고 있다”며 “이에 재무구조가 견실한 건설사도 유동성 부족을 감당하지 못하고 회생절차를 신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말 기업구조조정촉진법 폐지 이후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기업 구조조정이 자칫 소홀해질 우려가 있고, 계열사 상호지급보증이 이미 사라졌는데도 은행의 여신 심사에서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우대 관행이 아직까지 남아있다”며 “이로 인해 LIG건설과 같은 바람직하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또 “최근 금융권 구조개편과 맞물려 금융회사 간 과당경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권의 신용카드 중심의 과당경쟁 움직임을 꼬집었다.
그는 “올해 1분기중 국내 은행 원화대출금이 2.2% 증가하는 등 자산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신용카드 영업 경쟁으로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 발급이 늘어나거나 카드론이 증가해 이와 관련한 건전성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계신용이 총 800조에 달하고 변동금리대출이나 일시상환대출 등이 증가하면서 가계가 구조적으로 취약해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IT 보안 사고와 관련해 권 원장은 “금융회사의 정보기술(IT) 의존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부 금융회사의 IT 보안 사고는 금융권 전반의 보안 강화와 위기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권 원장은 “오늘 이 자리는 은행 본연의 자금 중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과 추진 과제에 대해 논의하겠다”며 모두 발언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권 원장의 취임 이후 은행장들과 가진 첫 모임이다.
이 자리에는 7개 시중은행을 비롯해 산업, 기업, 농협, 수협, 수출입 등 5개 특수은행과 지방은행 간사인 전북은행 행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18일 열렸던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당국 간 간담회에서 나온 논의사항의 구체적 실행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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