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펼치는 ‘사랑과 격정’의 지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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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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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 김연아가 25일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남자싱글 예선경기에서 김민석의 점수를 보고 놀라고 있다. /연합뉴스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의 복귀가 가까워오면서 13개월 만에 내놓는 새 프로그램의 실체도 베일을 벗고 있다.

김연아는 25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한 첫 실전훈련에서 지금껏 대중 앞에 정식으로 선보인 적이 없는 쇼트프로그램 ‘지젤’을 공개했다.

예술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자평대로 기술적으로는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제임스 본드 메들리’에 맞춰 ‘본드걸’로 변신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김연아는 장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 이어 트리플 플립 점프를 뛰고, 한 차례 스핀 연기를 펼친 뒤 더블 악셀을 뛰었다.

곧이어 한 번 더 스핀 연기를 마친 김연아는 스텝 시퀀스에 나선 뒤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피겨 규정이 개정되면서 지난해까지 꼭 프로그램에 삽입해야 했던 스파이럴 시퀀스가 
사라지고 스텝 연기의 순서가 살짝 바뀌었을 뿐 다른 요소들은 그대로다.

그러나 격정적인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팔과 다리의 동작과 표정만으로도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느낌을 표현했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본드걸의 경쾌하면서도 도발적인 매력을 표현했던 지난 시즌 프로그램과 달리 ‘지젤’은 격정적인 사랑을 드러내야 하는 곡이다.

19세기 프랑스 작곡가 아돌프 아당의 작품인 ‘지젤’은 순박한 시골 처녀였던 지젤이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을 속였다는 것을 알고 배신감에 죽음을 택한 뒤 요정이 되어 그 남자를 살려준다는 내용이다.

김연아의 프로그램은 이 중에서도 지젤이 사랑에 빠졌다가 배신감에 괴로워하는 장면, 그리고 결국 죽음을 택하는 장면에 사용되는 음악을 중심로 구성됐다.

그만큼 사랑과 아픔이 뒤섞인 격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실제 경기에서도 사랑의 아픔이 섞인 춤사위와 잘 어울리는 서곡에 맞춰 연기를 시작하는 김연아는 곧장 3회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플립, 플라잉 싯스핀까지 빠른 움직임을 이어간다.

연기는 사랑했던 남자가 약혼자가 있는 귀족이라는 사실을 알고 배신감에 충격을 받는 장면으로 발전한다.

장중한 음악에 맞춰 느리게 몸을 놀리기 시작하는 김연아는 잠시 가벼운 더블 악셀로 날아올랐다가 다시 우아한 스핀 연기로 감정을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지젤이 실연의 아픔에 발작하다 죽음에 이르는 장면의 강렬한 음악과 함께 김연아가 직접 ‘포인트’라고 짚은 스텝 시퀀스가 이어지게 된다.

프로그램의 어느 순간보다도 빠른 움직임으로 빙상장 전체를 휘젓는 격렬한 움직임의 끝에서 마지막 스핀 연기를 시도하는 김연아는 지젤의 죽음으로 끝나는 결말처럼 다소 
숙연한 자세로 연기를 마무리하게 된다.

25일 공개된 훈련 모습에서는 기술적으로 실수가 없고, 연기에서도 지난 시즌 못지 않은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왔다는 평가다.

김연아는 한국 시간으로 29일 밤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발레곡 ‘지젤’을 연기하고, 30일 밤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한 ‘오마주 투 코리아’를 선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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