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지미 카터 전(前)미국 대통령이 ‘엘더스 그룹(The Elder’s Group)’소속 전직 국가수반 3명을 대동해 평양에 도착하고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이날 오전 방한했다.
이들의 방문은 남과 북 사이에서 대화를 중재하려는 시도로 풀이되지만 정부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다는 입장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북 중인 지미 카터 전(前) 미국 대통령을 통해 남측에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굳이 제3자를 통해 우리와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외교통상부청사에서 열린 내·외신기자 브리핑에서 "북한은 이미 우리측과 여러 대화채널이 열려 있는 상황이고 북한 매체를 통해 ‘우리 민족끼리’를 얘기하고 있지 않으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엘더스 그룹의 방북은) 개인적 자격으로의 방문이기 때문에 솔직히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위해 원로그룹이 수고해주는 데 대해 기본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북한이 굳이 민간인을 통해 우리측에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개인적 생각이 든다"며 북한이 남측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남북 비핵화 회담 전망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전망 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며 "다만 지난 1월 우리가 남북 비핵화 회담을 공개적으로 제안했고 북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며 북한이 긍정적인 답을 보내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터 일행은 26일 저녁 환영 만찬에 참석한 뒤 27일 오후 또는 저녁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카터 그룹에 현 한반도 정세와 북핵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김 장관은 이날 11시42분께 방한한 중국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안’을 거론할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3단계안은 사실 우리 정부가 쭉 얘기해왔던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 입장에 대해 중국의 이해를 표명한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과 관련해 “중국이 자기 나름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한국 정부와) 얘기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어느 특정 국가를 대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우다웨이 대표는 29일까지 서울에 체류하며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면담하고 김성환 외교장관과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잇따라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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