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를 마치고 가진 사상 첫 기자회견에서 "오는 2분기 말에 QE2를 종료할 것이지만, 금융시장과 경제에는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6월 이후에도 만기 국채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채권(MBS) 등을 재투자해 연준의 자산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부양기조를 접고 본격적인 긴축으로 선회할 때는 점진적으로 만기도래한 보유 채권의 재투자를 중단하거나,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냉키는 다만 '상당 기간(extended period)'에 걸쳐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고 돼 있는 FOMC의 이날 성명은 적어도 두 차례 더 회의가 소집되기 전에는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FOMC는 이날 경제상황이 상당기간에 걸쳐 이례적으로 낮은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것을 정당화시켜줄 것이라며 금리를 0~0.25%에서 동결했다.
버냉키가 통화부양 의지를 재천명한 것은 긴축의 근거가 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인 데 반해 성장세는 아직 기대만 못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추가적인 인플레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고는 고용시장의 실질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올 들어 급등하고 있는 식품과 원유 가격은 일시적인 인플레 요인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지난 1월 3.4~3.9%로 잡았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3.3%로 낮춰잡았고,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는 1~1.3%에서 1.3~1.6%로 상향조정했다.
반면 올해 실업률은 8.8∼9.0%에서 8.4∼8.7%로 낮춰잡았다. 버냉키는 "고용시장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이런 상태가 지속될 수록 경기에 대한 확신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3~4개월 안에 긴축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0~25일 44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은 연준이 연내에 만기도래 보유채권의 재투자를 중단할 것으로 점쳤다. 또 대다수는 연준이 내년에 자산 매각 방침을 밝힐 것으로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