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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한번 주유로 1300㎞ 간다고?”… 볼트 한국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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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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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내 미·유럽 출시… 한국서도 시범운행, 출시는?

지난 27일 인천 한국지엠 청라주행시험장에서 열린 GM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 시범주행 모습. (사진= 한국지엠 제공)

(인천=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GM 쉐보레 ‘볼트’가 지난해 12월 미국 7개주 출시한지 5개월이 지났다. 1200여 대가 판매됐다. 그리고 이들의 평균 주행거리 등 각종 ‘도전’ 결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1회 주유시 이들의 평균 주행거리는 800마일(약 1290㎞)다. 최대 80㎞까지는 전기모드로, 전기 소진시 나머지 530㎞(총 610㎞)는 기존 가솔린 연료로 가는 독특한 방식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볼트가 한국에 상륙했다. 지난 27일 인천 한국지엠 청라주행시험장 ‘그린 드라이빙 데이’에서 ‘볼트’를 타 봤다. 한국 내 시범주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볼트 운전석 모습. (사진= 김형욱 기자)
가솔린차 성능 그대로= ‘전기차’라고 하면 성능이 떨어질 것 같은 선입견이 든다. 하지만 ‘볼트’ 시승 결과 이는 선입견일 뿐이었다. 가속 성능은 물론 승차감도 가솔린차와 큰 차이가 없었다.

엑셀 페달을 밟으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약 9초만에 도달한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시속 161㎞. 시승 때는 157㎞까지 주행했다. 속도계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다 시속 150㎞부터 가속이 더뎌졌다. 코너링도 안정감 있다. 전체적으로 ‘성능 좋은 중형 가솔린차’와 동일하다.

현 주행 상태를 보여주는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사진= 김형욱 기자)
실제 시승중 전기 배터리가 소진돼 가솔린 모드로 넘어갔지만, 계기판을 보지 않는 이상 넘어간 시점을 체감할 순 없었다. 조금 후에야 ‘붕’ 하는 엔진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전기 모드 주행시에는 가속한다는 느낌만 있을 뿐 소음이 거의 없다. 소음이 너무 적은 탓에 보행자가 차가 다가오는 걸 느끼기 힘들다. 별도 경보장치를 마련했다고 하는데 시승행사 중에는 경험할 수 없었다.

지난해 11월 G20 한국회의 때 시범주행한 순수전기차 ‘크루즈 전기차’와도 비교시승 했다. 이 차량 역시 성능 면에서는 뒤지지 않았으나 전기차 특유의 ‘위잉’ 소리가 났다. ‘볼트’가 좀 더 안정감 있다.

볼트는 디자인에서도 경쟁력을 찾아볼 수 있다. 얼핏 보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중형차 ‘말리부’를 닮았다.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은 “이 디자인 그대로 가솔린차를 내놔도 잘 팔릴 것 같다”고 평했다.

◆국내 상용화는 ‘글쎄’= GM은 이 차량을 가장 현실을 잘 반영한 ‘전기차’라고 소개한다. 80㎞ 이내 출퇴근시에는 전기로 가고 주말 장거리 주행은 가솔린을 이용, 친환경적이면서도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것.

유승권 한국지엠 기술개발부문 상무는 “현존하는 전기차는 최대 160㎞까지 밖에 못 간다”며 “일반 소비자의 경우 80㎞부터는 불안해지는 게 보통이고, 이럴 경우 ‘부자들의 장난감’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로 단거리, 이따금 장거리를 운행하는 일반적 운전자 습성 감안하면 설득력 있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번 주유로 누가 더 많이 가는지 경쟁이 붙었다고 한다.

220V로 약 4시간 충전하면 완충 가능하다. 완충시 전기 모드로 최대 80㎞까지 주행 가능하나 운전습관, 빗길, 온도 등 환경에 따라 70%까지 떨어질 수 있지만, 통상 출퇴근 거리가 40㎞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문제 없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볼트’를 보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 때문이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에 충전 시설을 설치하려면 정부-건설사-한전과의 논의가 필요하다. 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확대키로 한 2013년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가격이나 서비스 문제도 있다. 현재 볼트의 미국 판매가격은 정부보조금 7500달러를 제하면 3만3500달러(3600만원). 원래는 4만1000달러(4400만원)다. 정부보조금이 없는 한 일반 소비자가 사기에는 부담스럽다.

다음은 시승 후 한국지엠 임원과의 일문일답.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한국지엠 임원들. 왼쪽부터 안쿠시 오로라·손동연 부사장, 유승권 상무. (사진= 한국지엠 제공)
-한국 출시 가능성은
(안쿠시 오로라 판매담당 부사장) “한국 출시 계획은 확인된 바 없다. 시기를 논하기에도 시기상조다. 다만 연내 미국 전 지역과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하고 국내에서도 3~4개월 동안 시범운행할 계획이다.”

-혹한·혹서에 따른 배터리 성능변화는
(손동연 기술담당 부사장) “환경변화는 가장 민감한 부분. 혹서지 에어컨 가동시 배터리 30~40%가 소진된다. 온도에 따라 이 정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이 손실을 얼마나 줄이느냐는 부분이 양산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유승권 전기차·하이브리드카 기술개발부문 상무) “볼트가 사용하는 LG화학 배터리는 ‘쿨링 시스템’을 사용 온도 성능변화 영향을 최소화 했다.”

-볼트는 단거리에서 전기차(닛산 리프)에, 장거리에서 하이브리드카(도요타 프리우스)에 비해 연비가 떨어지는데.
(손동연 부사장) “뒤진다고 볼 수 없다. 볼트는 중형, 리프는 소형차다. 또 프리우스는 가솔린 위주의 하이브리드 차량이기 때문에 볼트 가솔린 모드시 연비랑 비교하면 맞지 않다.”

-미국(120/240V) 충전 방식과 국내 충전 방식의 호환 문제는.
(유승권 상무) “국내 110/220V와 호환된다. 220V로 약 4시간이면 완충할 수 있다.”

-한국 생산 계획은. LG화학 외 다른 배터리 장착 계획 없나.
(안쿠시 부사장) “한국 생산 계획 없다. 다만 수요 늘어난다는 예측 나오면 긍정적으로 검토 가능하다. LG화학은 수요 증가를 대비해 미국 현지 공장을 설립중이다.”
(손동연 부사장) “LG화학과는 좋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LG화학을 메인으로 좋은 중소기업과도 같이 (전기차 시장) 준비할 계획이다.”

-한국 출시 관건은.
(안쿠시 부사장) “애프터서비스, 기술, 인프라 3가지 요건이 갖춰진다면 바로 내일이라도 판매할 준비가 돼 있다.”
(손동연 부사장) “정부 친환경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소비자도 친환경차에 10~20% 수준은 더 부담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 주차장 등에 충전시스템 마련하려면 한전의 연구도 필요할 것이고, 소비자 대상 정부보조금도 정리돼야 할 문제다. 준비가 된다면 출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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