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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조업 살아난다고?…원자재가 급등에 '밑 빠진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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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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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업 지표·실적 호조…상품랠리 마진 압박<br/>신흥시장 인플레 맞물려 수요 급감 우려 고조

미국 주요 제조업체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좌·%)/국제유가(배럴당 달러)-열연코일(t당 달러) 가격 추이(출처: FT)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주요 제조업 관련 지표의 호조로 청신호가 켜진 미국 제조업 경기에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원유와 철강 등 상품가격 급등세와 신흥시장의 물가상승세가 미국 제조업계를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우려는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와 자동제어기기업체 허니웰, 이튼, 항공기 메이커 보잉과 엔진 제조사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 등 미국의 주요 제조업체들이 지난 1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은 뒤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업종 가운데 제조업종은 에너지주 다음으로 상승폭이 큰 부문으로 꼽힌다. 일례로 이튼은 주가가 연초 대비 70% 올랐고, 허니웰과 제너럴일렉트릭(GE)도 S&P500지수(20%)보다 수익률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이에 힘입어 관련 지표도 상당폭 개선됐다. 지난달 내구재 주문은 전달 대비 2.5% 증가하며 월가 전망치 2.0%를 상회했고, 2월 실적도 당초 0.6% 하락에서 0.7% 증가로 상향조정됐다. 이에 호응하듯 미국의 주요 제조업체들도 향후 실적 전망치를 일제히 높여 잡았다.

문제는 치솟고 있는 상품가격이 비용부담으로 작용해 마진율을 축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올 들어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브렌트유는 22% 올랐고,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산업계에서 두루 쓰이는 열연강판(HRC)은 17%나 가격이 뛰었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들은 가격인상을 통해 마진 축소분을 메운다는 계획이다. 데이비드 멜린 3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열린 콘펀런스에서 올해 내내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원자재 가격 인상분에 대한 부담을 상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샌디 커틀러 이튼 최고경영자(CEO)도 "2003~07년 에너지를 비롯한 상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랐을 때도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마진을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품 가격 인상은 일시적인 대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들은 상품가격 급등이 신흥시장의 인플레이션과 맞물려 소비가 급감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신흥국 중앙은행이 인플레 압력을 낮추기 위해 긴축을 강화하면, 기업과 소비자들의 소비여력이 달리게 돼 수요가 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데이비드 앤더슨 허니웰 CFO는 "상품가격 급등으로 국제유가가 경제와 지정학적 안정성에 모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상황이 결국 미국이 '제 발등을 찍은 격'이라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잇딴 양적완화 정책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달러화 가치가 미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고는 있지만, 원자재 비용을 띄어올리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약달러 기조는 해외에서 상대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상품 가격 상승으로 상쇄돼 오히려 기업들의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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