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체제’가 무너지면서 여권은 대혼란의 후폭풍에 휩싸이게 됐다. 한나라당은 당분간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의 ‘투톱체제’로 임시 지도부를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이날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했다. 당은 다음주 중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안 대표는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가 모두 책임을 통감하고 민심의 준엄한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다음주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최고위원이 모두 사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당이 환골탈태하지 않고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한나라당은 민심에 따라 당을 쇄신하겠다”고 덧붙였다.
출범 8개월만에 ‘안상수 체제’가 무너지면서 한나라당은 비상대표체제로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내주 선출되는 새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의 ‘투톱체제’가 꾸려질 예정이다.
비대위원장으로는 이한구 전 정책위의장과 이병석 전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비대위는 한나라당의 변화의 혁신에 겉맞는 인물로 중진급 인사가 선출될 것으로 본다”며 “당이 위기에 처한 만큼 계파간 분열과 갈등을 일시에 해소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내 개혁그룹에선 이 전 의장을 비대위원장으로 강력 추천할 태세다.
이 전 정책위의장은 이에 “당이 현재 위기에 있는 만큼 다양한 갈등을 봉합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당을 위해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예정대로 내달 2일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원내대표 경선의 판세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친이(친이명박)계 안경률 이병석 의원간 양강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황우여, 이주영 의원의 막판 추격세가 매섭기 때문이다. 특히 이병석 의원은 비대위원장으로 하마평이 나오고 있어 어떤 결과가 원내대표 경선과정에서 도출될지 예측키 어려운 상황이다.
수도권출신 한 재선 의원은 “수도권 출신의 비대위원장이 선출된다면 원내대표는 영남권 인사로 결정되는 게 맞다”며 “무엇보다 당의 안정에 기여할 인사가 선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친박(친박근혜)계와 민본 21 등 중립·소장 그룹이 ‘주류 역할론’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당장 소장파 모임인 민본21의 이날 회동에서는 “주류 원내대표는 안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차기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계파 안배논의도 활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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