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열도 '절전모드' 본격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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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0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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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여름 전력난 대비…절전상품 봇물·영업·근무시간 단축 등

(아주경제 이가영 기자)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올 여름 전력난이 우려되자 일본 전역에 절전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절전용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는가 하면, 유통업체와 일반기업들도 영업·근무시간을 조정하는 등 '절전모드'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최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가전업체들은 절전상품을 새로 출시하며 대지진 사태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되살린다는 계획이다.

도시바(東芝)는 내장 배터리가 탑재된 19인치 슬림형 TV를 오는 7월부터 판매한다. 이 제품은 심야전력을 축적한 배터리로 전원 없이 3시간 동안 시청할 수 있다.

본래 정전이 잦은 동남아시아지역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상품이지만, 올 여름 제한송전에 대비해 일본 국내시장에 투입하기로 결정됐다.

시중의 가전 판매점도 '절전붐'에 뛰어들었다.

일본 최대 가전 판매점인 빅카메라는 도쿄 유락초(有楽町)점 지하 1층에 '절전생활 상담카운터'를 설치했다. 이 곳에서는 상담원들이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절전형 에어컨 등의 절전효과를 설명해준다.

빅카메라는 "계획정전이 실시된 후 절전형 제품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고 전했다.

도시바의 LED전구 판매량도 지진 전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 대지진 이후 지난달 21일부터 조업을 재개한 야마가타(山形)현 나가이(長井)시에 있는 이 회사 공장은 풀가동하며 LED전구를 생산하고 있다.

파나소닉도 인도네시아와 중국에 있는 공장에서 LED전구의 생산을 늘리며 국내 수요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사무용품기기 회사인 리코는 오는 7월부터 사무실용 LED조명을 생산한다. 사무실 조명은 공조시스템 다음으로 전력 사용 비중이 큰 만큼 기업들이 백열등을 LED조명으로 바꾸면 소비전력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절전바람이 불기는 유통업계도 마찬가지다. 세이부(西武)백화점은 최근 5개 점포에서 여름 냉방전력을 줄일 수 있는 '쿨비즈' 관련 상품을 선보였다.

이런 분위기는 일본인들의 생활양식도 바꿔놓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후 상점의 영업시간은 단축됐고, 전차 운행의 불규칙성 등으로 귀가시간을 재촉하는 직장인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시장조사업체 시타시온재팬이 최근 간토(關東)지역의 기혼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0% 이상이 지진 후 귀가시간을 앞당기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들도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나섰다.

위생용품 제조업체인 유니참은 2일부터 9월 말까지 '서머타임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영업시간을 1시간 앞당겨 근무시간을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로 조정키로 한 것이다.

재택근무제도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사단법인 일본 테레워크협회는 지진 후 재택근무에 대한 기업들의 상담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통해 사무실의 소비전력을 줄이고, 통근시간을 단축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레이경영연구소는 "전력부족에 대한 다양한 대응책이 일본인들의 생활 패턴을 바꾸고 있다"며 "더 많은 기업들이 잔업을 줄이고 근무시간의 유연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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