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쿤스 "가벼워보이는 내 작품, 그리스도 사랑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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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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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세계백화점에 보라색 '세이크리드 하트' 설치 기념 방한

30일 한국에 방한한 제프쿤스가 신세계백화점 트리니티 가든에 설치된'세이크리드 하트'를 가리키고 있다.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로 불리는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56)가 한국에 왔다.

30일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6층 트리니티가든에 '세이크리드 하트' 작품 설치를 기념해 방한한 제프쿤스는 "제 작품이 한국에 4점(리움, 신세계, 나인브릿지골프장, 하이트진로)이 설치되어 있어 영광"이라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보고 편안함을 느끼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술계의 스캔들 메이커', '키치의 황제'라는 유명세와 달리 그는 검은 넥타이에 회색 양복을 입고 등장, 매끈하고 점잖은 모습을 연출했다.

증권맨에서 예술가로 변신한 그는 "아트(art)’란 세속적인 것을 초월해 인류의 문명과 공동체의 계몽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미술은 대중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제프쿤스의 보라색 '세이크리드 하트(sacred heart)'를 트리니티가든에 설치했다. 이 작품은 90년중 반에 시작된 '축하'시리즈중 하나로 쿤스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매끄러운 표면과 풍성한 볼륨감이 마치 공중에 떠있는 풍선처럼 가벼워 보이지만 매우 무겁고 거대한 조각작품이다. 이 작품은 높이 3.7m, 무게 1.7톤의 고크롬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졌다. 이 작품은 파랑·금색·빨강 등 여러 가지로 신세계에 설치된 것은 보라색에 금빛 리본을 묶은 것이다. 신세계는 이 작품을 300억원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쿤스는 "보라색은 로맨틱하면서도 영적인 빛깔"이라며 "초코렛 모양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선물이라는 의미외에도 종교적인 상징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품의 제목인 세이크리드 하트는 성심이라는 뜻으로 그리스도의 무한한 사랑을 담았다"면서 “내 작품을 통해 낙관주의와 영적 성숙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쇼윈도 및 디스플레이를 제프쿤스의 작품으로 모든 마케팅에 활용, 축제분위기다. 

신세계백화점 제프쿤스 아트마케팅

 작품 재질과 비슷한 반짝이는 크롬 마네킹과 ,작품 이미지를 활용한 기프트 카드와 T셔츠, 목걸이, 머그잔도 한정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과 관련 쿤스는 "팝아트의 목적은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길수 있는 작업"이라며 "내 작품을 아트상품화한 신세계의 프로젝트가 너무 즐겁고 좋은 경험"이라고 했다. 

그는 "관람객들에게 시각적 편안함을 준다는 점에서 상품과 작품의 융합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말했다. 아트마케팅 판매수익금은 제프쿤스 패밀리 재단을 통해 국제 미아 착취 아동보호센터에 기부될 예정이다.

저급문화와 고급문화를 절묘하게 오가는 쿤스는 세계 미술계 키치 문화의 스타로 대접받고 있고, 앤디 워홀이나 마르셀 뒤샹에 자주 비견되며 최고 수준의 네오 팝 아티스트로 평가 받는다.

1955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쿤스는 증권 거래인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큰 돈을 번 뒤 재산을 모두 자신의 미술 작업에 투자하며 갑자기 예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주로 대량생산물, 대중문화,예술을 관습적인 미학의 종속체계 안에 묻어 버리지 않았던 하나의 상품으로 제시한다.

쿤스가 작품보다 더 유명해진 것은 90년대 초 포르노 배우출신 치치올리나와 결혼하면서다. 이탈리아 국회의원까지 역임한 치치올리나와 성행위를 조각과 사진으로 예술작품화한 '메이드 인 헤븐 시리즈'를 발표, 노골적인 포로노 작품으로 뉴욕미술계를 '포로노 예술'로 뒤집은 장본인이다. 그러나 치치올리나와 이혼후 하드코어 포르노그라피 작업이 변하면서 주가가 더욱 상승했다. 결혼을 청산하고 아들까지 뺏기고 난 상황에서 아들을 위한 작품으로 만든 대형 조각품, 강아지 '퍼피'가 92년 카셀 도큐멘타 인근 알롤젠에 설치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높이 14.2m의 7만개의 꽃화분으로 만들어졌다. 지난해 그의 작품 ‘풍선 꽃’(Balloon Flower)이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500만달러(약 162억원)에 낙찰됐다.

21세기 현대미술에서 최고 비싼작가로 꼽히는 데미안 허스트와 비교된다는 질문에 그는 "허스트는 훌륭한 작가이자 친구"라며 "그와 장르가 다르기때문에 직접 비교할수 없지만 그와 나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그의 작품은 훌륭하다"고 말했다.

제프쿤스는 이날 스타 연예인처럼 사전예약된 100명의 신세계 고객에게 사인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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