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가 지난달 29일 국민문화재단 임시 이사회에 서면으로 국민일보 회장·발행인, 국민문화재단 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한 데 이어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에서도 물러난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일 장로들로 구성된 당회 운영위원회(교회 내 최고 의결기구)를 열고 조 원로목사의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 사임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교회 장로회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원로목사님께서 지난달 중순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 사임서를 당회장인 이영훈 목사님께 제출했다"며 "당회가 3차례에 걸쳐 재고해주실 것을 요청드렸음에도 사임 의사를 굽히지 않으셔서 결국 수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두 안타까운 마음이나, 원로목사님 뜻을 존중해 마음을 편히 해 드리는 것이 좋겠다 판단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며 "곧 사임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당회 운영사항은 '당회 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되고, 전체 회의는 의결만 하는 형태다. 그렇기에 조 원로목사의 사임은 사실상 수락된 것이나 다름없다.
조 원로목사는 지난달 22일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 중 "저의 할 일은 다 끝났다"라며 교회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국민문화재단 임시 이사회에 서면으로 국민일보 회장·발행인, 국민문화재단 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한 바 있다.
국민일보와 국민문화재단은 일단 조 목사의 사표를 반려하기로 했다. 하지만 조 원로목사가 사임하겠다는 의지가 워낙 강해 조만간 사표가 수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세계 최대 규모의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본성전(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및 20개 제자교회가 출연한 기금을 관리하는 교회 내 핵심기구인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는 최근 조 목사의 가족들이 교회 내 주요 직책을 맡게 되면서 큰 내홍에 휩싸였다.
이에 교회 내 일부 장로들은 지난달 17일 당회를 열어 조 목사와 그 가족들의 교회 내 역할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당회는 조 목사에게 순복음선교회 이사장, 사랑과 행복 나눔 재단 이사장, 국민일보 회장직만 맡도록 했으나, 개신교 시민단체인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조 목사에게 18일까지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던 자신의 약속을 지키라며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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