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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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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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정치권·증권업계가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 문제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 다른 금융상품처럼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게 정치권 입장이다. 반면 증권가는 시장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거래세를 물리면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초래해 선물시장뿐 아니라 현물시장도 침체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증권거래세법 개정안을 보면 파생상품 거래세는 거래금 대비 0.001%다. 이를 통한 세수 증가분은 600억원 내외로 추산됐다. 이런 입장에 비해 증권가는 거래 비용 증가 탓에 파생상품을 이용한 프로그램 매매도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물시장에서 되레 1700억원에 이르는 거래세가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다.

정치권은 파생상품 거래에 이미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 대만을 모범 사례로 꼽고 있다. 현재 파생상품에 거래세(0.004%)를 부과하는 국가는 대만뿐이다. 이 의원실 자료를 보면 1999년 하루 3653계약 수준이던 대만 선물시장 거래량은 2008년 7만9279계약까지 늘었다. 거래세 도입 이후에도 시장은 꾸준히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증권가는 대만과 국내 시장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하고 있다. 대만은 최근 낙후된 시장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고 현재 거래량 증가도 이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대만 파생상품 시장에서 2008년 거래된 7만9000계약은 이 나라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적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물론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물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시 시장이 40% 이상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서둘러 결정하기보다는 미국·인도가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을 검토하다가 취소한 이유부터 꼼꼼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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