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 내에 들어설 예정인 '알파돔시티' 조감도. |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긴급 자금을 수혈하며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지만 사업성 문제 등으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일 대한건설협회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수도권 주요 공모형 PF 사업지 9곳의 토지 잔금 중 약 50% 정도가 올해 2분기부터 4분기사이에 납부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설사들이 토지비 납부 등을 위해 발행한 PF 대출 유동화 증권 등도 올해 약 15조원 규모가 만기 도래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돈’이 들어갈 곳은 넘쳐나면서 공모형 PF 사업자들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에 들어설 예정인 알파돔시티 사업시행자인 ‘알파돔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는 지난해 2~5차 토지 중도금 4200억원을 내지 못했다. 앞으로 내야 하는 6~10차 중도금 규모만 약 1조627억원에 달한다.
최근 현대백화점에 복합쇼핑몰을 짓기 전에 파는 방식으로 6570억원을 투자 받긴 했지만 앞으로도 1조원 이상의 자금으 더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알파돔시티PFV는 여러 투자자 및 금융기관 등과 ‘자산인수 조건부대출(매수자 금융)’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LH 관계자는 “오는 6월 말까지 알파돔시티의 매수자 금융 등에 대해 협의를 해야한다”며 “만약 각 기업과 기관들이 협의에 실패하면 1개월을 유예기간을 두고 (최악의 경우 사업 포기 등의) 중대한 결정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모형 PF 사업 중 최대 규모인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 사업도 사정이 비슷하다. 사업 시행자의 자산관리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이 건설 투자자 유치와 자산 선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출자기업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공모형 PF 살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공모형 PF 사업은 개별법에 의해 발주기관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 사업의 책임논란을 둘러싼 분쟁과 마찰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3의 조정주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공모형 사업 추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조정·관리하기 위한 '공모형 PF사업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며 "과열 수주경쟁으로 인한 비현실적인 설계 등을 경제여건의 변동에 맞도록 하는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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