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비록 주방이라는 공간을 통해 구현되지만 이곳은 세계의 축소판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병훈 연출은 3일 국립극단에서 열린 연극 ‘아놀드 웨스커의 키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연극 ‘아놀드 웨스커의 키친’은 1959년 영국 런던 로얄 코트 극장에서 초연됐다. 한국 초연은 예상보다 늦게 이뤄졌다. 30여명의 출연진과 대규모 주방 무대의 구현 등을 감안한다면 쉽게 공연될 수 있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키친’이 국립극단에 의해 한국에서 초연된다. ‘키친’은 주방에서 요리사와 웨이트리스, 주방장 등의 인물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요리하고, 서빙하는 행위 속에서 생겨나는 사랑, 우정, 오해 등을 그려낸다.
이병훈 연출은 이날 “연극 ‘키친’은 배우 30명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함께 연기해야한다”며 “한 장면, 한 장면의 의미를 살려야하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건 연극에서 음식이 실제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며 “배우들이 실제처럼 마임으로 연기해야한다”고 소개했다.
연극 ‘키친’의 원작자 아놀드 웨스커는 영국의 극작가로 영국 사회극의 강력한 대변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은 그가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한 경험을 살려 쓴 것이다.
국립극단 배우들도 이 작품을 위해 실제로 레스토랑 등에서 요리 수업을 받았다.
웨이트리스 역을 맡은 배우 계미경은 “대형 호텔에서 웨이트리스 수업을 받았다”며 “역할을 체화시켜서 관객들에게 전달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한편 연극 ‘키친’을 무대에 올리게 된 배경에 대해 이병훈 연출은 “한국사회에서는 정부-국민, 기업-근로자, 지역-개인 간의 ‘소통’의 문제가 많다”며 “이 같은 ‘소통’과 ‘불만’에 대해 말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인간이 살아보려고 애쓰는 모습을 그리고, 꿈을 잊은 시대에 꿈을 다시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연극 ‘키친’은 20일부터 6월 1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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