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행장은 4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 기자들과 만나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상반기 안에 베트남에서 카드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은 인구 9000만명 중 15%가 금융생활을 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50%가 25세 미만의 젊은 층”이라며 “잠재 성장성이 높은 만큼 신한금융지주 산하의 카드·보험 등과 연계한 복합 금융서비스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현지에서 비자 결제망을 이용할 계획이며, 보험 시장 진출은 관련 규제가 완화되는 시기를 노리고 있다.
서 행장은 전략적인 현지 영업을 위해 베트남내 두 자회사인 ‘신한베트남은행’과 ‘신한비나은행'의 통합 계획도 밝혔다.
그는 “호치민과 하노이에 분리된 법인을 당국의 승인을 통해 통합할 계획”이라며 “영업대상도 기존의 한국기업에서 현지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최근 캄보디아에서 호응을 얻은 소호 쪽 리테일 모델과 비슷하게 가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베트남과 신한비나가 보유한 지점은 각각 3개, 4개로 현지인 고객 비중은 20% 수준이다.
최근 베트남 당국이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데 대해 그는 "당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로 나서고 있다”며 “인근국가의 해외 점포를 이용해 역외 운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날 함께 자리한 설영오 전무가 답했다.
서 행장은 또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진출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 특히 많은 관심이 있다”며 “다만 현지화 작업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지 금융회사 인수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좋은 물건이 나올지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동양건설산업 문제와 관련해선 “같이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같이 살아나는 것이 좋겠지만 아직 동양건설산업 측에서 확실히 나온 것이 없다”며 “여러 방안을 두고 채권단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시공에 참여한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연대보증을 선 동양건설산업도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다. 신한은행은 동양건설산업의 채권은행이다.
최근 KDB산업은행·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소매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 대해선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 행장은 "(소매금융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입장에서는 후발주자의 진입이 상당히 부담스럽다"며 "국내 금융시장이 확장적이라면 괜찮지만 거래고객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장을 두고 뺏고 뺏기는 전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은행 간 과당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점 차원의 금리 경쟁으로 국지적인 현상"이라며 "금융권 전체가 치고 박는 걸로 확대해석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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