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기업 대출 3조2000억원…2년來 최대 증가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시중은행들의 지난달 대기업 대출이 3조원 이상 급증한 반면 서민들을 상대로 한 개인 신용대출은 두 달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357조9625억원으로 전월말보다 5조9173억원 증가했다.

이러한 월중 증가액 규모는 2008년 말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 수준이다.

대기업대출 잔액은 58조2066억원으로 전월말보다 3조2493억원 증가해 2008년 말 이후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가지급금과 관련해 예금보험공사에 대출한 5000억원을 포함, 9494억원 늘었고 우리은행은 9010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이 대폭 증가한 것은 시중은행들이 올해 들어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대출 잔액은 299조7559억원으로 2조6679억원 늘며 지난 1월 이후 넉 달째 증가세를 잇고 있으나 증가폭은 전월의 2조8114억원보다 축소됐다.

국민은행이 소호대출 9400억원 증가로 인해 1조2201억원 늘었고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7690억원과 6716억원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은 203조5392억원으로 1조8932억원 증가해 대기업대출이나 중기대출보다는 증가폭이 낮았다.

반면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은 61조9767억원으로 688억원 줄면서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개인신용대출은 지난해 모두 4조4431억원 줄어든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4개월만에 2조1636억원이 줄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신용도가 우수한 대기업 대출이나 담보가 있는 주택담보대출, 소호대출 등에 치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리스크 위험이 큰 서민의 신용대출은 외면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