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전면개방 요구하던 보커스, 한미FTA 반대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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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0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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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FTA발효 후 韓 쇠고기 개방 요구키로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미국 의회에서 한국 쇠고기 시장의 전면 개방을 요구하며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작업을 늦춰왔던 민주당의 맥스 보커스(몬태나) 상원의원이 한ㆍ미FTA 비준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국회에서 비준절차를 거쳐 정식 발효된 이후 한국 측에 쇠고기 시장의 추가 개방을 위한 협의를 요청키로 했다.

그동안 한국 쇠고기 시장의 전면 개방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워 한ㆍ미FTA의 비준동의에 반대하던 보커스 의원은 4일 성명을 내고 한ㆍ미FTA 비준안에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보커스 의원은 FTA 비준안 상정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상원 재무위원회 위원장으로, 그가 작심하면 상원 재무위에서 한ㆍ미FTA 비준절차를 마냥 지연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보커스 위원장은 하원의 FTA 소관 상임위인 세입위의 데이브 캠프(공화·미시간) 위원장과 함께 FTA 비준 처리에 거의 절대적인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커스 위원장은 미국 축산업의 본고장인 몬태나를 지역구로 하고 있어, 자신의 표밭을 의식해 한국 쇠고기 시장의 개방 문제를 한ㆍ미FTA 비준동의와 연계해 왔다.

이런 보커스가 한ㆍ미FTA 지지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의 물밑 절충끝에 정치적 타협을 이룬 결과로 보인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보커스 위원장에 서한을 보내 "한ㆍ미FTA가 정식 발효된 후 한국측에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협의를 요청할 것"이라는 정부측 입장을 전달했다.

커크 위원장이 보낸 이 서한은 한ㆍ미FTA를 의회가 먼저 비준 처리하고 정식 발효된 이후 한국을 상대로 쇠고기 시장 추가개방을 위한 협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한국 쇠고기 시장 개방 이슈를 한ㆍ미FTA 비준의 전제 조건으로 삼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서한은 USTR가 상원 재무위에 정부측 입장을 통보하는 형식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이미 오바마 행정부와 보커스 위원장 사이에 이뤄진 물밑 합의를 대외적으로 공식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커크 위원장은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관한 수입위생조건과 한ㆍ미FTA는 별개의 사안이며, 우선 한ㆍ미FTA를 처리한 다음 한국측과 수입위생조건에 대해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겉으로 보기에는 보커스 위원장이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한국 쇠고기 시장의 완전개방에 관한 아무런 보장도 받지 못한 채 한ㆍ미FTA 비준에 찬성으로 돌아서는 듯한 모양새다.

그러나 보커스는 '한ㆍ미FTA 선(先)비준, 쇠고기 개방협상 추후 착수'라는 정부측 안을 받아들이면서 한편으로는 한국 시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늘리기 위한 홍보 판촉 예산을 확보, 나름의 실리를 챙겼다.

커크 대표가 보커스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낸 것과 동시에 미 농무부는 성명을 내고 미 육류수출협회(USMEF)에 향후 5년간 1000만 달러(한화 107억원 상당)의 홍보판촉 예산을 지원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보커스 위원장은 그러나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월령 30개월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과학적으로 정당성을 얻지 못할뿐만 아니라 국제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한ㆍ미FTA 비준과 별개로 한국 쇠고기 시장의 완전 개방을 계속 압박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ㆍ미 양국은 2008년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합의하면서 한국이 30개월 미만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만 수입을 허용하되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되면 전면 수입개방 문제를 논의키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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