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류옌둥(劉延東)이 중앙통일전선공작부 부장 자격으로 홍콩을 방문중이던 2004년 5월26일. 그는 이날 4번 치러진 행사 때마다 옷을 갈아입었다. 달라진 옷마다 행사 내용과 딱 맞게 어울리는 데다 그의 우아하고 고귀한 자태를 멋지게 표현해 홍콩인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는 홍콩에서 ‘류 패션 선풍’이 일어나는 계기가 됐다.
홍콩 문회보에 따르면 그녀는 아침 불교행사 개막식때는 하얀색 꽃무늬 브로치가 달린 검정원피스에 입었다. 얼굴에 인자한 미소를 띄고 있어서 무게감 있으면서도 자비로운 이미지를 연출했다. 이후 홍콩 금융계 인사들과 오찬장소에는 은백색의 은은한 재질에 세련된 꽃무늬 자수가 놓여진 상의를 입고 나타났다. 깔끔하면서도 격식있고 현대적이면서도 화려한 인상을 강조했다. 오후 홍콩 정치계와 좌담회를 할 때는 하늘색 의상에 간단한 브로치를 입어 자연스러우면서도 고상한 여류정치인으로 보이는데 성공했다. 저녁에 종교계인사와의 만찬때에는 짙은 남색 투피스를 입어 자연스럽고 편안한 이미지를 냈다.
당시 홍콩의 패션디자이너인 덩다즈(鄧達智)는 “류옌둥은 시간이 촉박했음에도 장소마다 어울리는 4가지 복장을 입었다. 중국 공산당 고위관료이면서도 여성으로서 부드러운 면을 보여줬으며 그의 복장은 품위가 높으면서도 세련됐다”고 극찬했다.
문회보는 한 이미지 전문가의 입을 빌려 “류옌둥이 장소마다 옷을 갈아입는 것은 홍콩인에 대한 존중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한 그녀 자신의 개방적이고 친민적이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소양을 보여준 것이며,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국제사교무대에 나설 충분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고 평가했다.
그해 7월 류옌둥은 홍콩의 다궁바오(大公報)와의 인터뷰에서 홍콩에서의 패션을 묻는 질문에 “적절한 옷차림은 그 자리를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을 표시하는 것이며, 옷차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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