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8일부터 시작되는 독일 등 유럽 3개국 순방에 앞서 당초 이날 중으로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통일부, 환경부 장관 등에 대한 개각 인사를 일괄 단행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인선안을 매듭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오전에 진행될 예정이던 장관 후보자에 대한 모의 청문회 등 마지막 인사검증이 잠정 중단된 것으로 들었다”며 “오늘(6일) 내 개각 명단을 발표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통일부 장관 입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류우익 주(駐)중국대사가 이날 오후 귀국길에 오른다는 점에서 ‘개각 발표 전 모의 청문회 실시’라는 형식 요건을 맞추기 위해 개각 시점을 하루 더 연기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정부 장관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현재 우즈베키스탄에 가 있다.
“이 대통령이 재정부 장관 적임자를 아직 고르지 못했다”는 얘기도 계속 들린다.
아울러 현재까지 알려진 유력 장관 후보군의 면면을 두고 “청와대가 표방한 국민 눈높이에 맞춘 ‘민생 개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점도 개각 지연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 정부 초대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 대사를 비롯해 법무부 장관 교체시 ‘0순위’로 꼽히는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 농식품부 장관 후보에 단수로 올라간 것으로 알려진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그리고 국토부 장관에 유력한 최재덕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 등 모두 지난 대선과정이나 인수위, 현 정부 청와대 등을 통해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온 인물들이란 점에서다. 출신 지역별로도 대구·경북(TK)의 비중이 월등히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등 야당은 벌써부터 이번 개각을 ‘측근 인사’, ‘회전문 인사’로 규정 짓는 등 날을 세우고 있다.
한편 개각 인선안이 7일 오전까지도 확정되지 않을 경우 개각 발표 시점이 이 대통령의 귀국 뒤인 15일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