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신임 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1955년 경남 출신으로 부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성균관대 교수,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7대) 등을 지냈다. 특히 박 내정자는 현 정부 출범 초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맡아 국정과제를 종합적으로 기획 및 입안한 인물이기도 하다.
막판까지 적임자를 찾지 못해 혼선을 겪었던 재정부 장관직에 박 장관을 내정한 것도 이 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이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운영을 재대로 보필해줄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의 재정부 장관 내정으로 공석이 된 고용부 장관엔 이채필 현 차관(55)이 승진 내정됐다.
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엔 서규용 사단법인 ‘로컬푸드운동본부’ 회장(63), 환경부 장관엔 유영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56·여), 국토해양부 장관엔 권도엽 전 제1차관(58)이 각각 내정했다.
48년 충북 출신의 서규용 내정자는 청주고와 고려대 농학과를 나와 농업직 기술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30여년 간 농촌진흥청장, 농림부 차관, 한국농어민신문사 사장 등을 거친 농업 전문가다.
유영숙 내정자는 55년 강원 출신이며 진명여고와 이화여대 화학과를 나왔다. 생화학박사로서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회장, KIST 생체과학연구본부장을 지냈다. 특히 여성으로선 40년 만에 처음으로 KIST 부원장(연구부원장)으로 발탁된 바 있다.
53년 경북 출신의 권도엽 내정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나와 건설교통부 주택국장과 정책홍보관리실장,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을 거쳤다.
그간 이들 3개 부처 장관엔 지난 대선과정에서부터 이 대통령을 도운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과 박승환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그리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의 최재덕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 등이 막판까지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돼왔으나 실제 발표된 개각 명단에선 모두 제외됐다.
이는 이 대통령이 사실상 임기 중 ‘마지막’ 개각에까지 측근들을 ‘돌려막기’식으로 기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잇따름에 따라 개각 인선안을 전면 수정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당초 지난 4일쯤으로 예상됐던 개각은 이틀이나 더 늦춰졌으며, 명단 발표 직전까지 내부 검증 작업이 계속되면서 청와대 출입기자단에도 장관 내정자의 인적 사항 등이 사전 공개되지 않았다.
홍 사장과 박 이사장은 앞으로 내년 총선 출마 쪽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통일부와 법무부 장관 입각이 유력시됐던 류우익 전 주(駐)중국대사와 권재진 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의 이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개각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배경 또한 이와 비슷한 이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통일부 장관을 교체할 경우 대북정책과 관련해 자칫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신호)을 보낼 수 있다”는 우려도 일정 부분 감안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류 대사는 이달 중순 이후 이뤄질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관련해 다른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류 대사는 이날 오후 현지 대사관에서 직원들과의 내부 이임식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또 권 수석은 청와대 참모진 개편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오는 7~8월쯤 검찰총장 임기 만료와 더불어 이귀남 현 법무부 장관와 ‘바톤 터치’를 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날 개각으로 현 정부 최고 '장수 장관'이었던 정종환 국토부·이만의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윤증현 재정부 장관, 그리고 앞서 '구제역 파동'과 관련해 사의를 밝혔던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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