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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금감원 '조사권 대립' 촉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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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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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금융권에 대한 검사권 문제를 두고 대립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최근 금감원 출신 인사들의 비리 사건을 통한 반목이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앞서 두 기관은 이미 두해에 걸쳐 한은법 개정안과 금융위 설치법 개정안을 두고 암암리에 대립해왔다.

한은법 개정안의 경우 은행에 대한 단독조사권을 한은에 부여하고 제2금융권에 대해선 한은의 자료제출 요구권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금융위 설치법 개정안은 감독·검사를 실시할 때는 한은이 금융위원회에 구체적 사유를 제시하고 지급·결제 권한을 금융위가 관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두 개정법안 모두 한은과 금감원의 권한 강화를 대변하고 있어 국회도 그간 입법 처리에 난색을 표시해 왔다.

이 가운데 양 기관의 대립양상이 촉발된 것은 지난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정옥임 의원(한나라당)에게 저축은행중앙회가 제출한 자료다.

해당 자료에는 지난 2002년부터 올해까지 영업정지된 31개 저축은행 가운데 금감원뿐 아니라 한은 출신이 다수 포진해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31개 저축은행 가운데 금감원과 한은 출신이 있는 곳은 10개로, 이들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될 때 감사, 최대주주,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금감원과 한은 출신자는 모두 12명이었다. 금감원(옛 한은 은행감독원 포함) 출신이 8명, 한은 출신이 4명이다. 자료 대로라면 저축은행의 부실감사에 한은 출신들의 귀책도 일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한은은 언급된 이들 중 '한은 출신'이라고 표기할 수 있는 인물은 두 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자료에 한은 출신이라고 나온 경인저축은행의 조모 감사는 한은에 근무한 적이 없고, 경북저축은행 배모 감사도 지난 89년 한은을 퇴직해 대동은행으로 전직하고 나서 저축은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한은 및 금감원 출신'으로 표기된 부산 인베스트저축은행 문모 대표이사 등 4명도 은행감독원이 한국은행에서 분리될 무렵인 지난 98년 퇴직해 금감원으로 전직했으므로 최종 퇴직기관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은 출신이라고 못박을 수 없다고 한은은 주장했다.

특히 한은은 감사추천제가 아예 없는 한은이 금감원과 같은 ’낙하산 인사‘논란에 휩싸일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또한 금감원의 `물타기’전략이 아니냐는 의혹도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 측은 자료 배포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금감원 관계자들은 한은이 검사권 때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며 되려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권력적인 행정작용인 금융감독권을 그냥 아무 기관에나 주자고 할 수는 없다”며 감독권의 분산과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같은 두 기관의 대립이 공정하고 효율적인 새로운 금융권 감독·검사 체계를 구축하는데 그 선명성을 흐릴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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