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떠나는 '최장수 경제 사령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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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1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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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호 경제부 기자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년 3개월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경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다.

지난해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다시 연임되면서 재정부 '최장수 장관'에 이름을 올린 그는 사실 역대 경제팀 수장 가운데 국제업무를 가장 많이 수행한 장관이기도 하다. 그만큼 국제적인 감각과 친화력,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가 많았다는 뜻이다.

그가 이뤘던 공과를 쭈욱 살펴봐도 단연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떠오른다.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어두운 터널을 거쳐 새로운 국제질서를 마련하는 역사적인 자리에서 그는 '거침없으면서도 따뜻한' 태도로 국격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코엑스. G20 재무장관과 마지막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그는 "함께 위기에 맞서 미래로 전진했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한국인의 마음과 약속을 고국으로 담아가 달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최근 다녀온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와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도 그는 달라진 국격을 실감하고 돌아왔다.

공교롭게도 공식 퇴임 전 마지막 일정도 대외적인 업무가 잡혔다.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회를 주재하는 일이다.

이처럼 그의 국제적인 업무감각은 명실공히 우리나라 관료 중 '최고'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가 임기 초부터 반드시 해내겠다던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등 서비스업 선진화는 결국 이루지 못했다. 윤 장관 본인으로서는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일꺼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풀어놨던 유동성도 물가상승이라는 악재로 돌아왔다. 결국 위 두가지 숙제는 차기 수장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겨졌다.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달 30일. 윤 장관은 재정부 체육대회에 참가해 직원들을 직접 응원하는 등 '따뜻한 선배'로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제 사랑하는 후배들을 남겨두고 퇴임하게 된 윤 장관. 향후에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에 앞서, "24시간 푹 자고 싶다"라고 한 만큼 푹 쉬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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